동화약품 국내 첫 출시
구취·충치·잇몸병 예방 효과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구강 유산균 제품이 떠오르고 있다. 해외에는 이미 ‘덴탈케어 프로바이오틱스’ ‘오랄 프로바이오틱스’라는 이름의 구강 유산균 제품이 100여 종 출시돼 있다. 국내 유산균 개발 업체와 제약회사도 뒤늦게 뛰어들었다. 기존 유산균 제품에 구강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성분을 추가하고 제형을 변형하면 큰 어려움 없이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인구 고령화로 중장년층이 주요 고객인 구강 관리 보조제 시장이 커지는 것도 이유다. 국내 잇몸약 시장은 동국제약의 ‘인사돌’, 명인제약의 ‘이가탄’이 양분하고 있다. 구강 유산균 개발사들은 소비자에게 친숙하고 효능이 검증된 프로바이오틱스로 구강 건강 보조제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유산균은 3세 이상 영유아도 복용할 수 있어 성장기 어린이의 치아 건강 식품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
구강 유산균 제품을 출시한 국내 기업은 비피도와 오라덴틱스가 대표적이다. 유산균 전문 회사인 비피도는 입속에서 천천히 녹여 먹는 캔디형과 가루형 두 가지 제품을 개발했다. 비피도가 독자 개발한 유산균과 구강 내 충치를 유발하는 뮤탄스균을 감소시키고 치태와 구취를 억제하는 균주인 ‘웨이셀라 사이베리아’가 들어 있다. 오럴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기업인 오라덴틱스도 건강한 어린이의 입속에 있는 균주를 활용해 특허 구강 유산균을 함유한 캔디형 제품을 출시했다.
동화약품은 이달 국내 최초로 씹어 먹는 구강 유산균 ‘잇백 덴트프로’을 선보였다. 구강 건강을 돕는 유산균 4종과 칼슘, 비타민D, 프로폴리스 등이 들어 있다. 침 속에 유산균이 잘 녹아들고 구강 내 오래 정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바이오일레븐은 구내염 등 구강 질환을 치료하는 유산균 패치를 개발 중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그동안 구강 관리는 세균을 무차별적으로 살균하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유해균을 선택적으로 없애고 유익균을 증가시키는 것이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효과다. 유산균이 구강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13년 벨기에 루벤대학병원 연구팀이 만성 치주염 환자들에게 스케일링 후 락토바실러스 루테리 유산균을 복용시킨 결과 환자들의 치주낭 깊이가 감소하고 치주염을 일으키는 포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 세균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락토바실러스 루테리와 락토바실러스 살리바리우스 성분이 치주염을 유발하는 박테리아와 충치균에 강력한 항균 활성을 가진다는 연구도 있다.
그러나 임상을 통해 효능을 입증한 제품이 없다는 것은 한계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산균의 효능 효과로 장내 유해균 증식 억제, 배변 활동 도움 등만 인정하고 있다. 잇몸 질환이나 충치 예방 목적의 구강 유산균으로 정식 허가를 받은 건강기능식품은 없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산균이 장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연구가 나오는 만큼 다양한 제품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