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1>

최근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는데요

증권부 김보미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김 기자, 우선 올해 들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들 얼마나 되고, 또 어떤 곳들이 포함되어 있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 어제까지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총 39개였습니다.

한진중공업,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금호산업 우선주 이렇게 총 4개 종목을 제외하면, 모두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는 종목들이고요.

케어젠, 네츄럴엔도텍, 캔서롭 등이 여기에 포함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장 시작 전에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이 공시를 통해서 "감사보고서 감사 의견이 `한정`에서 `적정`으로 정정됐다"고 밝혔고요.

이에 따라서 아시아나항공 등은 내일(27일) 관리종목 지정이 해제될 예정입니다.

연간으로 보면 지난 2018년에는 총 22개, 그리고 2017년에는 총 6개 종목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는데요.

이렇게 본다면 올해 들어서 부쩍 관리종목 개수가 늘어난 모습입니다.

물론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사유야 종목들마다 다양하지만, 특히 코스닥종목들의 일인 줄만 알았던 `회계 리스크`, 그리고 관리종목 지정이 아시아나항공과 모회사인 금호산업 등 유가증권시장 대형주로 옮겨 붙으면서 며칠동안 기관 투자자들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면서 혼란을 겪었습니다.

<앵커2>

사실 아시아나항공 같은 경우에는 단지 회계처리 문제로 그치는 게 아니라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고 또 자칫 유동성 위기로 번지는 것까지 우려해야 할 상황이었죠.

서둘러 대응하면서 위기를 넘긴 모습입니다.

우선 개념을 살짝 짚고 넘어가고 싶은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는 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가요?

<기자>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는 것은 상장폐지가 될 우려가 있는 종목에 미리 경고를 주는 ‘옐로카드’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사들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기준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하는데요.

물론 축구 경기장에서 선수가 옐로카드를 한 번 받았다고 해서 당장 퇴장하는 것은 아니듯이, 말 그대로 ‘경고’를 주는 조치입니다.

<앵커3>

이렇게 관리종목으로 지정이 되면 보통 기관투자자들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고 하던데 왜 그런 거죠?

<기자>

기관 자금이 빠져나가는 이유는 물론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요.

가장 먼저 들여다 볼 수 있는 부분은 패시브 자금입니다.

코스피200, 코스닥150, KRX300과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을 보통 ‘패시브 자금’이라고 부르는데요.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코스피200, 코스닥150, KRX300과 같은 각 주요 벤치마크지수에서 해당 종목들이 모두 제외됩니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2매매거래일이 경과한 다음날 지수 편입에서 제외하도록 되어있는데요.

각 벤치마크 지수를 추종하는 ETF, ETN, 인덱스펀드들 같은 경우에는 그 지수를 그대로 복제해서 포트폴리오에 종목을 담기 때문에, 이 지수에서 특정 종목이 빠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각 펀드들도 해당 종목을 기계적으로 매도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서 관리종목들의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겠죠.

<앵커4>

그렇다면 이번에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한진중공업 역시 코스피200지수에서 제외가 된다는 것인데, 패시브 자금이 얼마나 빠져나갈지 궁금해지는데요.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어떻게 예상하고 있나요?

<기자>

지금 자료는 어제 날짜, 25일 종가 기준으로 추산한 자료인데요.

한진중공업은 코스피 200지수 내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0.01%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이 적게는 30조원에서 많게는 60조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에 따라 한진중공업이 코스피200지수에서 편출되면 최대 60억원 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한진중공업 시가총액의 4.75%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앵커5>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시아나항공은 관리종목에서 빠졌기 때문에서 논의에서 제외를 하도록 하고 추가로 케어젠도 살펴볼까요?

<기자>

케어젠은 현재 KRX300지수 내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0.06%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KRX300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이 약 6000억원~9000억원 규모로 추정되기 때문에, KRX300지수에서 케어젠 빠져나가면 최대 5억4천만원 가량의 자금이 이탈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케어젠 시가총액의 0.06%에 해당되고요.

코스닥150지수 내에서는 0.68%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코스닥150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이 약 3~4조원 규모로 추정된다는 점을 감안해서 산출해보면 약 272억원 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요.

이는 케어젠 시가총액의 3.3%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앵커6>

패시브자금 유출이 미치는 영향이 종목마다 좀 차이가 있는 모습인데, 일단 증권업계에서는 그래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 분위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패시브자금의 이탈에 더해서 액티브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이 대거 ‘팔자’에 나설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ETF, ETN, 인덱스가 특정 지수를 추종했다면, 액티브펀드는 펀드매니저가 투자유망한 기업들을 분석하고 선별해서 투자·운용을 합니다.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액티브펀드들에서 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질 수 있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펀드매니저는 “규정상 관리종목 자체에 투자하지 않는 곳도 있는 데다, 설사 규정이 따로 없다 하더라도 판매사를 통해서 문의나 항의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매도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더불어서 아시아나항공 같은 경우에는 관리종목에서 해제가 되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이미 투자자들의 신뢰가 깨져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회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7>

이런 가운데 반대로 수혜를 보는 종목들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6월 지수 정기변경 작업에서 새로 편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의 주가가 벌써부터 움직이고 있는데요.

코스피200지수의 경우에는 휠라코리아, 신세계인터내셔날, 포스코켐텍, 한일현대시멘트, 애경산업 등이, 코스닥150지우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 차바이오텍, 나노스, 유틸렉스, 케이엠더블유 등이, KRX300에는 나노스와 대덕전자, 롯데정보통신, 차바이오텍 등이 신규 편입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김보미 기자였습니다.

김보미기자 bm0626@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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