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와의 유착 의혹을 조사해온 로버트 뮬러 특검이 무혐의 취지의 결론을 내림에 따라 미국 정치권 내 판세가 급격히 바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특검 수사의 단초를 제공한 사람들을 모조리 조사해야 한다며 ‘맞불 특검’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뮬러 특검 수사 결과에 대해 “나라를 위태롭게 할 만큼 매우 악질적인 일을 한 사람들이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다”며 “이들은 확실히 조사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러시아 스캔들 수사 시작에 관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검을 별도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 캠프에서 이 일을 꾸민 사람들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검보고서 전문의 신속한 공개를 요구하는 상원 결의안 채택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사법방해 의혹과 관련해 추가 판단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N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보고서가 전면 공개된다고 하더라도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과 민주당은 대통령을 외국 정부의 요원으로 취급했다”며 “사형에 처할 수도 있는 반역에 맞먹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