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 끈 아시아나…부채비율 600%대로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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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견 '적정'으로 전환
작년 영업이익 887억→282억원
순손실은 1959억, 두 배로 급증
주가 15%↓…금호산업도 26%↓
작년 영업이익 887억→282억원
순손실은 1959억, 두 배로 급증
주가 15%↓…금호산업도 26%↓
재감사로 ‘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아시아나항공이 26일 거래를 재개했다. 이날 주가는 15% 급락했다. 재감사 과정에서 실적이 대폭 줄어든 데다 이번 ‘감사의견 한정’ 사태를 거치며 투자자의 신뢰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운용리스 항공기 정비 충당금을 추가 반영하는 등 한정 의견이 제시된 사유를 해소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정 후 영업이익 282억원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05원(14.98%) 내린 3435원에 마감했다. 지난 22일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주식거래가 정지된 지 2거래일 만에 거래를 재개한 이날 장중 17.5%까지 떨어졌다. 거래량은 약 1990만 주로 거래정지 전인 21일(52만 주)의 37.9배였다. 기관투자가는 5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금호산업은 25.9% 급락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장 시작 전 재감사를 통해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적정’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회계법인이 요구한 운용리스 항공기 정비 및 마일리지 충당금의 추가 반영, 관계기업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2456억원) 대비 88.5% 줄어든 282억원으로 정정됐다. 감사의견 ‘한정’ 당시 발표한 영업이익(887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한정 의견 당시 1050억원이던 지난해 순손실은 1959억원으로 두 배가량으로 늘어났다. 크게 나빠질 것으로 우려됐던 부채비율은 625.0%에서 649.3%로 소폭 상승했다. 에어부산을 종속회사로 편입하면서 종속회사 수는 25개에서 26개로 늘었다.
한국거래소는 아시아나항공이 적정 의견을 받았기 때문에 27일 관리종목에서 해제한다고 26일 공시했다. 함께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가 ‘적정’을 받은 금호산업도 같은 날 관리종목에서 탈피한다. 이에 따라 28일로 예정됐던 두 기업의 KRX300 등 벤치마크 지수 편입 제외도 취소된다. 아시아나항공이 2017년 발행한 600억원 규모의 채권(아시아나86)도 상장폐지를 면하게 됐다.
부채비율 우려 여전
아시아나항공은 재감사를 통해 ‘적정’ 의견을 받아낸 것에 대해 “충당금을 추가 설정해 일시적으로 비용이 증가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이 개선돼 회계 부담과 재무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엄격한 회계 기준을 적용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 나가겠다”며 “주주 및 금융시장 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시장의 신뢰를 다시 얻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오늘 주가 급락은 ‘감사의견 한정 사태’를 지켜본 투자자의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회계법인과 마찰을 빚고 실적을 여러 차례 수정하면서 투명성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항공 수요가 늘면서 실적이 좋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익상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보다 우위에 있는 유럽 등 장거리 항공 수요가 늘어나면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수준은 계속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지금까지는 회사가 해당 회계연도에 지급한 운용리스료만 부채로 인식됐지만 올해 새로운 리스회계기준(IFRS16)이 도입되면 회사의 운용리스료가 모두 부채로 잡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운용리스료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2조9000억원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이 기준을 적용하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649.3%에서 852%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부채비율이 1000%를 넘으면 일부 회사채를 즉시 상환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한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05원(14.98%) 내린 3435원에 마감했다. 지난 22일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주식거래가 정지된 지 2거래일 만에 거래를 재개한 이날 장중 17.5%까지 떨어졌다. 거래량은 약 1990만 주로 거래정지 전인 21일(52만 주)의 37.9배였다. 기관투자가는 5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금호산업은 25.9% 급락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장 시작 전 재감사를 통해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적정’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회계법인이 요구한 운용리스 항공기 정비 및 마일리지 충당금의 추가 반영, 관계기업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2456억원) 대비 88.5% 줄어든 282억원으로 정정됐다. 감사의견 ‘한정’ 당시 발표한 영업이익(887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한정 의견 당시 1050억원이던 지난해 순손실은 1959억원으로 두 배가량으로 늘어났다. 크게 나빠질 것으로 우려됐던 부채비율은 625.0%에서 649.3%로 소폭 상승했다. 에어부산을 종속회사로 편입하면서 종속회사 수는 25개에서 26개로 늘었다.
한국거래소는 아시아나항공이 적정 의견을 받았기 때문에 27일 관리종목에서 해제한다고 26일 공시했다. 함께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가 ‘적정’을 받은 금호산업도 같은 날 관리종목에서 탈피한다. 이에 따라 28일로 예정됐던 두 기업의 KRX300 등 벤치마크 지수 편입 제외도 취소된다. 아시아나항공이 2017년 발행한 600억원 규모의 채권(아시아나86)도 상장폐지를 면하게 됐다.
부채비율 우려 여전
아시아나항공은 재감사를 통해 ‘적정’ 의견을 받아낸 것에 대해 “충당금을 추가 설정해 일시적으로 비용이 증가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이 개선돼 회계 부담과 재무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엄격한 회계 기준을 적용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 나가겠다”며 “주주 및 금융시장 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시장의 신뢰를 다시 얻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오늘 주가 급락은 ‘감사의견 한정 사태’를 지켜본 투자자의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회계법인과 마찰을 빚고 실적을 여러 차례 수정하면서 투명성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항공 수요가 늘면서 실적이 좋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익상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보다 우위에 있는 유럽 등 장거리 항공 수요가 늘어나면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수준은 계속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지금까지는 회사가 해당 회계연도에 지급한 운용리스료만 부채로 인식됐지만 올해 새로운 리스회계기준(IFRS16)이 도입되면 회사의 운용리스료가 모두 부채로 잡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운용리스료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2조9000억원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이 기준을 적용하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649.3%에서 852%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부채비율이 1000%를 넘으면 일부 회사채를 즉시 상환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한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