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가 무차별 지원 형식
전문가 "빈곤층 선별지원해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행정안전부가 26일 발표한 ‘지자체 저출산 대응사업 현황’을 보면 전국 243개 광역·기초지자체가 올해 자체 추진 중인 사업은 총 842개로 집계됐다. 지난해(657개)보다 185개(28.2%) 늘었다. 올해 사업에 들어가는 예산은 총 8992억5000만원에 달한다. 작년(6010억원) 대비 2982억5000만원(49.6%) 증가했다.
전체 사업의 94.7%가 조건 없이 대상자 모두에게 지원하는 보편적 복지사업이다. 소득 기준 등에 따라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은 전체의 5.3%에 불과했다. 사업 종류별로는 출산지원금 사업이 249개(29.6%)로 가장 많았다. 예산 기준으로는 3477억7000만원으로, 전체의 38.7%를 차지했다.
정책 수단별로 보면 현금지원사업이 434개로 전체의 51.5%였다. 금액 기준으로는 7044억2000만원으로, 전체의 78.3%에 달했다. 지난해보다 1685억9000만원(31.5%) 늘어난 규모다.
지자체와 별도로 정부는 내년에도 저출산 예산을 늘릴 계획이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2020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에서 △신혼·출산가구 주거 지원 △임신·출산 의료비 경감 △일·가정 양립 지원 등 저출산 대응 예산을 늘리겠다고 했다.
지자체와 정부가 각각 따로 ‘현금 살포식’ 저출산 예산을 늘리는 데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저출산 기본계획을 처음 내놓은 2006년부터 13년간 152조원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세계에서 처음으로 ‘출산율 1.0명’이 붕괴됐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고육지책이겠지만 ‘돈 주면 애 낳겠지’라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며 “무차별적 지원보다 어려운 계층을 더 도와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