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폭 확대·대폭 축소 계획 업체 많아
한은 "투자 의욕 높아 높아졌다고 보기 어려워"
올해 설비투자를 작년보다 확대하겠다는 제조업체가 줄이겠다는 곳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투자 증가 폭은 미미한 곳이 대다수였고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업체 가운데에는 대폭 줄이겠다는 곳이 많아 제조업체의 투자 심리가 살아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7일 발간한 '지역경제 보고서'(2019년 3월호)를 보면 제조업체 41.3%가 올해 설비투자를 작년보다 늘리겠다고 답했다.

작년 수준을 유지한다는 곳은 31.3%, 축소한다는 곳은 27.4%로 늘리겠다는 곳보다 적었다.

이는 한은 15개 지역본부가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7일까지 지역 내 대표적인 제조업체 252개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그러나 투자 확대 계획 업체의 절반 가까이인 46.2%가 지난해보다 투자를 '5% 미만 확대'하겠다고 답해 투자 증가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투자 축소 계획 업체 중에선 전년 대비 '10% 이상 축소'가 39.1%에 달해 가장 비중이 컸다.

한은 관계자는 "투자 확대 규모가 소폭이거나 축소 규모가 대폭인 업체들이 전년보다 많아진 점을 고려할 때 제조업체들의 투자 의욕이 높아졌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의 투자 성향은 다소 보수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대기업은 투자를 늘리려는 업체와 줄이려는 업체가 모두 많아졌다.

다만 확대 업체 중에서는 전년 대비 '5% 미만 확대' 비중이 작년 29.5%에서 올해 52.0%로 대폭 상승했고 '10% 이상 확대' 비중은 하락(40.9%→28.0%)했다.

중소·중견기업은 투자 확대 계획 업체 비중이 작년 27.0%에서 올해 39.4%로 상승했고 축소 예정 업체 비중은 29.2%에서 24.8%로 소폭 하락했다.

주요 업종별로는 조선, 철강, 기계장비 제조업 등에서 설비투자 확대 계획 업체 비중이 컸다.

정보기술(IT) 제조업에선 전년 수준 유지 업체 비중이 절반, 확대하겠다는 곳이 ⅓ 수준이었다.

자동차 제조업은 확대 계획 업체가 26.2%에 불과해 주요 업종 중 가장 투자 태도가 소극적이었다.
올해 설비투자를 확대(전년 수준 유지 포함)하겠다는 사유로는 '통상적인 수준의 유지·보수'가 23.7%로 가장 높았다.

'신제품 생산'은 16.8%, '수출 확대'는 15.9% 순이었다.

설비투자 축소 사유는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26.9%), '내수 부진'(23.9%) 등이 나란히 많이 꼽혔다.

한편 제조업체 66.8%는 '국내 경기 불확실성'이 설비투자 여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고 평가했다.

'해외 경기 불확실성'(64.4%), '내수 상황 및 전망'(52.2%)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평가가 우세했다.

반면 내부 자금 사정, 금융기관 차입, 외부조달자금 등 금융여건은 설비투자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대답이 많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