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 아이유가 던진 '이지은'이란 변화구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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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페르소나
기획자 윤종신 "'페르소나' 시리즈물 나올 것"
임필성·전고운·김종관 감독 "이지은은 용감한 사람, 영감 많이 받아"
이지은 "넷플릭스 통해 기한 없이 선보여…행운"
기획자 윤종신 "'페르소나' 시리즈물 나올 것"
임필성·전고운·김종관 감독 "이지은은 용감한 사람, 영감 많이 받아"
이지은 "넷플릭스 통해 기한 없이 선보여…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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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나의 아저씨’로 연기 호평을 받은 이지은은 이번엔 변화구를 던졌다. 네 명의 감독이 본 네 가지 색깔의 이지은을 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페르소나’를 통해 영화 데뷔를 하게된 것.
영화는 이경미, 임필성, 전고운, 김종관 4명의 감독이 연출을 맡고 '러브 세트', '썩지 않게 아주 오래', '키스가 죄', '밤을 걷다'라는 제목의 단편으로 구성돼 있다.
27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아이유는 “영화를 촬영한 지 꽤 오래되어 어떨떨한 기분”이라며 “밤 잠을 설칠 정도로 두근 거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이유는 “솔직히 처음에 ‘페르소나’를 수락할 때만 해도 제작발표회를 할 정도로 큰 판이 될 줄은 몰랐다. 단편 4편을 찍으니 열심히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처음엔 플랫폼이 넷플릭스도 아니었고 스코어를 두려워할 상황이 아니었다. 신선하고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인공으로 누가 좋을지 고심하다 조형철 대표가 과거 아이유와 작업한 경험이 있어 물어보겠다고 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지은이 캐스팅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 명의 감독들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결정적 이유로 단연 ‘이지은’을 꼽았다.
임필성 감독은 "윤종신과 '전체관람가'라는 프로젝트에서 처음 뵀다. 뮤직비디오도 함께 작업했었던 터라 재밌는 이야기 구현해보자고 상의했다. 사실 이지은이 참여해준 것이 감독들에게 컸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만났는데 진짜 할 줄 몰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전고은 감독은 "지난해 '소공녀' 개봉 후 휴식기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페르소나’ 측이 저의 구직활동을 도와주셨다. 솔직히 처음엔 너무 부담스럽더라. 선배, 동료 감독님들과 이지은이라는 큰 산을 앞에 두고 고민을 좀 오래 했다”고 털어놨다.
전 감독이 본 이지은은 ‘용감한 사람’이다. “제가 이지은이라면 이런 선택을 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어떤 감독이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본도 없는데 먼저 깃발을 꼽으신 것”이라며 “저는 검증이 안된 신인 감독인데도 ‘오케이’ 해주시고 시나리오에도 제약이 없어서 이상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윤종신은 이지은의 ‘페르소나’가 첫 선을 보이기도 전에 다음 시리즈를 기약했다. “앞으로 ‘페르소나’ 시리즈는 계속될 것 같다. 이지은 편이 첫 시리즈인 것”이라며 “배우가 정해지고 감독을 섭외하는 방법이 있고, 감독과 만나다 특정 배우를 섭외하는 두 가지 방법으로 진행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윤종신은 “여러 상황 때문에 창작물이 마모되고 보편화되는 걸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페르소나’처럼 분량이 짧은 시리즈는 감독에 전권을 드려도 충분한 서포트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저는 그 정도로 (성공을)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런 시도 중에 답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 영화, 가요계는 굉장히 견고하고 보수성이 있다. 그 방법 만으로는 뚫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도전하는 배우와 남들이 안 하는 생각을 받아들이는 열린 감독들을 만났다.
◆ '러브 세트' vs '썩지 않게 아주 오래' vs '키스가 죄' vs '밤을 걷다'

스케줄 상 행사에 불참한 이경미 감독 대신 윤종신과 아이유가 영화를 소개했다. 윤종신은 "정의하기 쉽지 않은 작품이다. 이지은의 모든 감정이 들어가 있다. '분함'이 99%다. 배우 이지은의 처음 보는 표정을 봤다. 저는 그 표정이 되게 짠했다. 단편이고 이미지적인 것이 있어 줄거리를 이야기하기 어렵다. 또 이지은과 배두나의 숨 쉴 수 없는 연기 대결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자아냈다.
이지은은 "이 작품에서 다혈질 적이고 감정에 솔직한 역할을 맡았다. 제게 없는 모습 중 하나가 분노를 터트리는 거다. 저도 사람이라 화는 나지만 터트리진 않아왔다. 그래서 연기를 할 때 어려웠다. 하지만 이경미 감독과 스태프들이 그 감정이 진짜인 것처럼 만들어 주셨다”고 말했다.
바쁜 스케줄을 쪼개 테니스를 배운 이지은은 “사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테니스를 힘들게 치다 보니 화가 저절로 났다. 테니스를 배우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뭐든지 도전할 때 ‘힘들어도 하면 될 거야’라는 마음이다. 그런데 11년 만에 처음으로 '이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차에 배두나 선배님이 연습하는걸 봤다. 단숨에 반했다. 심지어 저보다 연습 횟수도 적으신데 운동신경이 너무 좋으셔서, 정말 잘 치시더라. 분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탁월한 연출력으로 주목 받아 온 임필성 감독의 '썩지 않게 아주 오래'는 모든 걸 바칠 만큼 매혹적인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자유분방한 여자 이지은과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녀 때문에 애태우는 박해수가 신선한 케미를 선보인다.
임 감독은 "실제로 있으면 큰일 나는 이야기다”라며 “아이유의 '잼잼'이라는 노래에서 영감 받은 스토리다. 두 남녀의 도발적인 이야기다”라고 밝혔다. 이지은은 "가장 어려웠던 역할이다. 독특하고 자유분방하다. 만나지 못했던 캐릭터다. 여기서도 볼 수 없었던 모습이 나온다”고 귀띔했다.

전 감독은 "이지은에 누가 되지 않는 것이 핵심 포인트였다. 대중 매체에서 여고생을 다룰 때 교복을 입는데, 저는 학교 다닐 때 주로 체육복을 입었다. 씩씩하고 재밌는 친구들이 그립기도 했고 이지은은 그 나이 때 일을 하느라 못 놀았을 것 같아서 그런 걸 자연스럽게 영화로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은 "전 감독님 촬영 방식이 가장 독특했다. 현장서 만들어지는 것도 있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심달기 배우와 독특한 훈련을 했다. 마주 보고 말을 하면서 상대의 상태를 읽어내는 것 말이다. 그런 식으로 연기를 이끌어내는 리더십에 놀랐다”고 덧붙였다.
전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 이지은을 만나지 못하고 썼지만, 저 처럼 체구도 작고, 똑똑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정의롭기도 하고. 왠지 저랑 비슷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고등학교 때 사랑했던 친구들을 괴롭히던 폭력적인 아버지들을 혼내주고 싶었는데 이지은이 저의 로망을 채워주게 됐다”며 만족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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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관 감독은 "이지은에게 다양한 모습이 있지만 제가 본 이지은은 굉장히 차분하고 나른했다. 강한 삶을 사는 사람의 쓸쓸함이 보였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그런 모습을 녹여보고자 했다. ‘밤을 걷다’는 연인의 이야기지만 연애 감정에 방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가 중심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지은은 "가장 먼저 촬영하고 시나리오도 가장 먼저 받았다. 요즘 만나기 힘든 습기가 전혀 없고 쾌적한 여름 밤 3일 정도 거리를 거닐며 촬영했는데 꿈을 꾸는 기분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김 감독은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재밌었던 점은 이지은도, 제작사인 미스틱도 ‘지양점’을 이야기하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면서 “창작자에게 포지션을 많이 주고 그 판에서 우리를 놀게 해 줬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페르소나'는 오는 4월 5일 넷플릭스을 통해 전세계 190여국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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