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행동주의 힘 실리나…"대한항공 계기로 더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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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KCGI에 이어 다시 '탄력'…기업 자발적 변화 양상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주주들의 반대로 27일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면서 이번 사건에 영향을 준 '주주 행동주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주주 행동주의에 한층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주주 행동주의란 주주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활동으로, 주요 선진국에서는 오래전에 정착됐으나 국내에서는 재벌 총수 등 대주주의 지배력이 절대적으로 강해 그동안은 제대로 싹을 틔우지 못했다.
그러다가 2016년 12월 국내에 도입된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가 주주 행동주의 활성화에 전환점을 제공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자금 수탁자로서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고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유도하는 자율지침이다.
특히 '주총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던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채택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런 흐름 속에 기업지배구조 전문가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토종 행동주의 펀드 KCGI가 작년 11월부터 등장해 '갑질'로 물의를 일으킨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전횡에 주주로서 제동을 걸기 시작하면서 주주 행동주의가 더욱 큰 관심을 받게 됐다.
KCGI는 지난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진칼과 한진의 지분을 확보해 양사의 2대 주주로 오른 뒤 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공세를 펼쳐왔다.
이에 한진 측도 KCGI의 주주제안 내용을 일부 받아들여 사외이사를 확대하고 유휴 자산을 매각하기로 하는 등 '그룹 중장기 비전 및 한진칼 경영발전 방안'을 지난달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한진칼 주총에 주주제안을 할 수 있는 자격을 놓고 법정 공방 끝에 KCGI가 패소하면서 그 기세가 잠시 주춤하는 듯했다.
이런 가운데 조 회장의 경영권 지속 여부가 결정되는 대한항공 주총이 이날 열렸고 결과는 조 회장의 패배였다.
일찍부터 조짐은 좋지 않았다.
국내외 의결권자문사들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에 잇따라 반대를 권고한 것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주주들은 조 회장이 27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사실을 비롯해 총수 일가에 대한 국내 시민사회의 반대 움직임과 KCGI의 주주 행동주의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2대 주주로서 조 회장 재선임에 반대하고 외국인과 기관, 소액주주까지 여기에 가세하면서 조 회장은 주주들의 반대로 경영권을 잃은 국내 첫 대기업 총수가 됐다.
스튜어드십 코드와 주주 행동주의의 확산에 대응해 이미 일부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SK와 BGF리테일, 오리온 등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기로 했고 자산총액 2조원 미만으로 감사위원회 도입 의무가 없는 농우바이오, 원익IPS, 한미사이언스 등은 감사위원회 설치를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자발적으로 주총에 상정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대한항공 사례를 계기로 주주 행동주의가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적극적인 주주 행동주의뿐만 아니라 연기금 등 기관들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온건한 행동주의를 이번 주총부터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며 "조양호 회장의 연임 실패도 그런 흐름에서 나타난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주주 행동주의가 적극적인 경영 참여보다는 배당 확대 요구를 중심으로 더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주주들이 경영진과 표 대결을 벌여도 '바뀔 수 있겠느냐'는 시각이 많았는데 이번에 실제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이 인식됐다"며 "주총 표 대결 결과가 주주들이 원하는 대로 나왔다는 점에서 앞으로 주주 행동주의에 더 힘이 실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주식시장에서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주주 행동주의에 한층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주주 행동주의란 주주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활동으로, 주요 선진국에서는 오래전에 정착됐으나 국내에서는 재벌 총수 등 대주주의 지배력이 절대적으로 강해 그동안은 제대로 싹을 틔우지 못했다.
그러다가 2016년 12월 국내에 도입된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가 주주 행동주의 활성화에 전환점을 제공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자금 수탁자로서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고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유도하는 자율지침이다.
특히 '주총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던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채택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런 흐름 속에 기업지배구조 전문가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토종 행동주의 펀드 KCGI가 작년 11월부터 등장해 '갑질'로 물의를 일으킨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전횡에 주주로서 제동을 걸기 시작하면서 주주 행동주의가 더욱 큰 관심을 받게 됐다.
KCGI는 지난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진칼과 한진의 지분을 확보해 양사의 2대 주주로 오른 뒤 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공세를 펼쳐왔다.
이에 한진 측도 KCGI의 주주제안 내용을 일부 받아들여 사외이사를 확대하고 유휴 자산을 매각하기로 하는 등 '그룹 중장기 비전 및 한진칼 경영발전 방안'을 지난달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한진칼 주총에 주주제안을 할 수 있는 자격을 놓고 법정 공방 끝에 KCGI가 패소하면서 그 기세가 잠시 주춤하는 듯했다.
이런 가운데 조 회장의 경영권 지속 여부가 결정되는 대한항공 주총이 이날 열렸고 결과는 조 회장의 패배였다.
일찍부터 조짐은 좋지 않았다.
국내외 의결권자문사들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에 잇따라 반대를 권고한 것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주주들은 조 회장이 27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사실을 비롯해 총수 일가에 대한 국내 시민사회의 반대 움직임과 KCGI의 주주 행동주의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2대 주주로서 조 회장 재선임에 반대하고 외국인과 기관, 소액주주까지 여기에 가세하면서 조 회장은 주주들의 반대로 경영권을 잃은 국내 첫 대기업 총수가 됐다.
스튜어드십 코드와 주주 행동주의의 확산에 대응해 이미 일부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SK와 BGF리테일, 오리온 등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기로 했고 자산총액 2조원 미만으로 감사위원회 도입 의무가 없는 농우바이오, 원익IPS, 한미사이언스 등은 감사위원회 설치를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자발적으로 주총에 상정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대한항공 사례를 계기로 주주 행동주의가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적극적인 주주 행동주의뿐만 아니라 연기금 등 기관들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온건한 행동주의를 이번 주총부터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며 "조양호 회장의 연임 실패도 그런 흐름에서 나타난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주주 행동주의가 적극적인 경영 참여보다는 배당 확대 요구를 중심으로 더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주주들이 경영진과 표 대결을 벌여도 '바뀔 수 있겠느냐'는 시각이 많았는데 이번에 실제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이 인식됐다"며 "주총 표 대결 결과가 주주들이 원하는 대로 나왔다는 점에서 앞으로 주주 행동주의에 더 힘이 실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