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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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내부고발자에게 후하게 보상을 해 주자 금융비리 제보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미국 투자은행 JP모간의 과거 비위를 제보한 내부고발자 두 명에게 각각 3700만달러(약 420억원)와 1300만달러(약 147억원)를 포상금으로 지급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SEC는 2010년 제정된 금융 규제 강화 법안인 ‘도드-프랭크법’에 따라 2012년부터 내부고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내부고발자가 제공한 정보가 증거로 쓰인 재판에서 기업에 부과된 추징금 액수가 100만달러를 초과하는 경우 10~30%를 포상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정보의 중요도에 따라 차등을 두고 있다. 내부고발자 신원은 국가기밀로 취급된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에게 지급된 3700만달러는 SEC가 개인에게 지급한 포상금 중 역대 세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역대 최고액은 작년 3월 5000만달러(약 567억원)였으며 작년 9월 지급된 3900만달러(약 443억원)가 두 번째였다.

이번에 포상금이 지급된 사건은 2015년 JP모간이 중요 정보를 고의로 숨겨 고객들의 자산운용 전략에 영향을 준 것과 관련이 있다고 SEC는 설명했다. 당시 JP모간은 내부고발자의 증언 덕분에 관련 혐의가 인정돼 SEC에 1억2750만달러(약 1447억원)를 추징당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내부고발자 중 한 명은 JP모간 임원급 인사라고 보도했다. 제인 노르버그 SEC 내부고발국장은 이날 “이번과 같은 포상 사례는 내부고발자가 SEC 수사에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깨닫게 한다”고 말했다.

미국 금융업계의 내부고발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2018 회계연도에 SEC에 접수된 내부고발은 5282건으로 전년보다 18% 증가했다. 포상을 시작한 2012년(3001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SEC는 지금까지 포상한 61명의 내부고발자에게 지급한 금액이 총 3억7600만달러(약 4266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포상금 재원은 증권법을 위반한 기업과 개인이 지불한 벌금으로 구성된 투자자 보호 기금을 통해 마련하고 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