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최고경영자(CEO·오른쪽)와 허버트 졸리 베스트바이 CEO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어도비 서밋 2019’에서 빅데이터 기반 고객경험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어도비 제공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최고경영자(CEO·오른쪽)와 허버트 졸리 베스트바이 CEO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어도비 서밋 2019’에서 빅데이터 기반 고객경험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어도비 제공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급성장으로 미국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잇달아 문을 닫았다. 전자제품 판매업체 베스트바이는 예외다. 지난해 매출이 421억5100만달러(약 47조8245억원)로 1년 전보다 6.9% 증가했다. 비결 중 하나는 고객정보 분석·관리였다. 소비자의 구매 성향, 제품 구입 이력 등을 분석해 가정방문 서비스인 ‘긱 스쿼드(geek squad)’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긱 스쿼드는 기술을 지원하는 팀이다.

“제품이 아니라 경험을 팔아라”

허버트 졸리 베스트바이 최고경영자(CEO)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어도비 서밋 2019’에서 “7년 전 사람들은 (아마존 때문에) 우리(베스트바이)가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고 ‘고객의 여정’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베스트바이는 소비자의 제품 구입 동기, 제품 검색 방식, 선호하는 제품 수령 방법, 제품 사용 방식 등 모든 소비 이력을 분석했다. 4000여 종류의 이메일로 고객성향에 맞게 광고했고, 구입한 제품을 분석해 추가로 필요한 상품을 제안하는 등 고객정보를 십분 활용했다.

'아마존 시대'에 美 베스트바이가 살아남는 비결은
베스트바이의 변신을 도운 업체가 이날 행사를 마련한 어도비다. 어도비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PDF 등 시각 콘텐츠 제작 소프트웨어업체로 유명하다. 최근 들어선 기업들이 가진 고객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마케팅 서비스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디지털 마케팅 서비스 부문의 매출은 20.2%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도 27.0%에 달했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는 이날 “이제 기업들이 성공하려면 소비자의 경험(데이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어도비는 디지털 혁신에 물꼬를 틀 고객경험관리(CXM)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CXM은 기업과 소비자의 접점에서 발생하는 모든 정보를 활용한다. 베스트바이처럼 기업이 소비자에게 맞춤형으로 접근하도록 돕는 마케팅 방법이다.

강화된 디지털 마케팅 서비스

고객 데이터 분석으로 활로를 찾는 기업은 늘어나고 있다. 정보기술(IT) 발달로 대규모 정보를 짧은 시간에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 역시 어도비의 디지털 마케팅 서비스(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있다.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 등에서 발생하는 하루 700만 건이 넘는 데이터를 분석해 신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엠엔소프트는 세계 60여 개국에 판매하고 있는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가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어도비의 서비스를 쓰고 있다. 연세의료원도 지난해부터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를 사용한다. 진료예약 등 병원의 핵심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어도비는 대규모 고객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다양한 맥락과 연결된 다량의 개인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기능을 개선했다고 이날 밝혔다.

유럽연합(EU)의 개인정보보호법(GDPR) 같은 강력한 개인정보 관리규정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도 강화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 소셜미디어 링크트인, 클라우드 기반 기업용 IT 서비스업체 서비스나우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라스베이거스=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