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 27일 오후 9시20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웅진에너지가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웅진에너지의 유동성 위기 가능성과 관련해 긴급 회의를 열기로 했다.

웅진에너지는 외부감사인(회계법인)인 EY한영으로부터 2018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고 27일 공시했다. EY한영은 웅진에너지 의견거절 이유에 대해 “자산과 부채 및 관련 손익항목에 대한 수정을 위해 이를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감사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웅진에너지는 지난해 11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7년 13억원 순이익에서 적자전환했다. 누적결손금은 3642억원에 달한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1226억원 초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감사인은 웅진에너지의 ‘계속기업으로의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웅진에너지는 즉시 매매거래가 정지되며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회사가 이의 신청을 해 개선기간을 받으면 증시 퇴출 결정 시기를 1년 유예받을 수 있다.

웅진에너지는 감사의견 거절을 받음에 따라 채권단으로부터 차입금 상환 압박을 받게 될 전망이다. 감사의견 거절은 채권단의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28일 웅진에너지 채권단 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웅진에너지의 재무구조 악화가 웅진그룹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웅진에너지의 최대주주는 (주)웅진으로 30.76%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웅진에너지의 유동성 위험 확산 가능성을 이유로 (주)웅진의 기업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조정하고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웅진에너지와 다른 계열사 간 지급보증이 없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도 그룹과는 관련이 없을 것”이라며 “채권단과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수정/황정환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