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트럼프, 中해운사 2곳 상대 대북제재 풀려고 했다"
"참모들이 트럼프 설득해 진화, '예정된 제재 철회'로 호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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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철회'를 언급한 대북제재는 사실은 그 전날 재무부가 발표한 중국 해운사 2곳에 관한 것이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북한의 제재 회피를 조력했다는 이유로 중국 해운사 2곳을 상대로 단행된 재무부의 제재를 뒤집을 작정이었으나 행정부 당국자들이 그를 설득했다는 것이다.

이 통신은 "미 당국의 설명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재무부가 발표한 중국 해운사 2곳에 대한 제재를 풀려고 했었다"고 이 현안에 대해 정통한 소식통 5명을 인용해 전했다.

행정부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뜻을 접도록 설득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모호한 트윗에 대해 '호도하는 설명'을 내놓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정작 당시 논의 중인 추가 대북제재는 없었다고 이 현안에 정통한 2명의 인사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발표 이전에 특정 조치에 대해 별도로 승인하기보다는 재무부에 적절한 제재 부과를 결정하도록 재량권을 부여해 왔다고 한 인사가 블룸버그 통신에 밝혔다.

미 정부 측은 이날 오후 들어 중국 해운사들에 대해 가해진 제재가 번복된 것이 아니라 그 외에 추가 대북제재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통해 해명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당초 성명 출처를 특정하지 않고 '익명'으로 하는 방안이 검토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오후 트윗을 통해 "북한에 대한 기존 제재에 더해 대규모 제재가 추가될 것이라고 오늘 재무부에 의해 발표가 이뤄졌다"며 "나는 오늘 이러한 추가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모호하고 불분명한 트윗'으로 인해 그가 가리킨 철회 대상이 정확히 어떤 제재인지를 놓고 온종일 혼선이 빚어졌다.

전날 발표된 재무부 제재 이후 이날 추가로 재무부 발표가 이뤄진 것은 없다는 점에서 미언론들은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해운사 2곳을 대상으로 전날 이뤄진 제재를 가리키려는 과정에서 '어제'를 '오늘'로 잘못 표현한 것으로 대부분 보도했다.

그러나 미언론들은 저녁 들어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철회한 제재는 중국 해운사 2곳에 대한 제재가 아니라 수일 내 이뤄질 예정이었던 '대규모 미발표 제재들'이었다고 내용을 수정해 보도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25일 관련 질문에 "이전에 가한 제재는 확실히 그대로 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수일내 예정돼 있던 추가 대북제재'는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이미 발표된 제재를 하루만에 번복하려다 참모들이 이를 급하게 주워 담으면서 사실관계와 다른 해명을 내놓은 셈이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