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해 1분기 최악의 미세먼지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신(新)가전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어닝쇼크 예고'로 IT 업계의 실적 기대감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어서, LG전자가 1분기에 견조한 실적으로 군계일학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1분기 약 7천9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역대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을 거뒀던 작년 1분기(1조1천78억원)에 비해선 약 29% 감소한 수준이지만, 다른 IT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또 직전인 작년 4분기(757억원)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기도 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1분기 실적 부진의 주된 이유는 반도체 사업이지만 결국은 반도체가 부품으로 쓰이는 가전 등 세트제품 시장도 어려웠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이런 여건 속에서 LG전자는 나름 실적 방어를 한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은 LG전자의 신가전 사업이다.
최근 중국발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공기청정기·건조기·의류관리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이 실적 방어에 효자 노릇을 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통상 LG전자는 3∼4월 계절적 비수기에 들어가며 가전 수요가 줄었으나 올해부터는 미세먼지의 일상화로 공기청정기·에어컨·건조기 등이 사계절 가전으로 자리매김해, 계절적 비수기 요인이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미세먼지와 실내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로 공기청정기·건조기·스타일러와 같은 '뉴라이프 제품군'이 봄철 가전에서 사계절 필수가전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 분야에서 인지도가 높은 LG전자의 중장기적 성장성도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실제 업계는 신가전 제품의 국내시장 규모가 2년 만에 급성장했다고 본다.
건조기의 경우 2017년 판매량은 약 60만대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50만대, 올해는 2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기청정기는 재작년 140만대 수준이었던 시장이 올해 400만대로, 의류관리기는 같은 기간 15만대에서 45만대로 파이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선청소기 역시 재작년 70만대에서 지난해 100만대, 올해는 140만대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이들 가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LG전자의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부문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증권사들을 내다봤다.
다만 주요 사업 가운데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은 2017년 2분기 이후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계속 적자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