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지주사 가운데 ‘톱픽(최선호주)’으로 하나금융을 추천한다. 올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가장 성장성이 뛰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도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이정희 기자 ljh9974@hankyung.com
그래픽=이정희 기자 ljh9974@hankyung.com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4분기에 지배주주 순이익으로 3481억원을 기록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2.5% 웃돌면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그룹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고 대출성장률도 증가해 이자 이익이 늘었다.

4분기 그룹과 은행 NIM은 각각 전분기 대비 0.04%, 0.01% 상승한 2.00%와 1.56%를 기록했다. 그룹 NIM이 은행 NIM보다 더 높은 이유는 일시적 역마진 개선과 무이자 할부 축소로 카드 NIM이 늘었기 때문이다.

집단대출 신용대출 전세대출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가계대출은 전분기 대비 1.3% 늘었다. 지난해 10월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도입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실적이다. 경기둔화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지만 선제적인 위험 관리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각각 전분기 대비 0.03%, 0.02% 하락한 0.37%와 0.59%를 기록했다. 다만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해 4분기 대손비용률이 일시적으로 0.10%에서 0.38%로 늘었지만 다시 하향 안정화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의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이익/자기자본)은 9% 수준으로 예상된다. 순영업수익은 8조2290억원, 지배주주 순이익은 2조5010억원을 거둘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의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은 0.4배 수준이다. 다른 금융지주들은 ROE 9%에 PBR 0.5배 수준이다.

하나금융지주의 외형 및 질적 성장이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클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과거와 비교해 괄목할 만하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CET1비율은 13%로, 14%인 KB금융지주 바로 다음이다. 신한지주의 CET1(12.6%)을 넘어섰다. 과거부터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위험가중자산이 조정되고 이익이 가파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CET1이 넉넉해지면서 하나금융은 다양한 성장전략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고 판단한다. 먼저 은행 중심 금융지주의 관건인 비이자이익 확대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하나금융지주는 타사보다 비은행 금융사 비중이 낮다.

이 때문에 이익 안정화 측면과 성장성 측면에서도 비은행 부문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하나캐피탈을 하나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고, 하나금융투자가 지난해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 1조2000억원을 늘린 것도 이런 목적에서다. 앞으로도 자회사 몸집을 불리면서 금융지주의 전체적인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각 분야에 걸쳐 다양한 매물을 살펴보면서 국내 및 해외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이미 신한지주와 KB금융지주는 고르게 비은행 계열사를 성장시키고 M&A를 완료한 상황이다. CET1이 높아진 하나금융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M&A를 통한 외형 확장에 노력할 것으로 예상한다. 외환은행과의 통합이 큰 무리 없이 완료되면서 M&A에 공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판단한다.

높은 CET1은 향후 우량 중소기업 중심의 영업 확대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대출확대와 모든 영업활동의 정점에는 CET1에 대한 고려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미 하나금융은 선제적 부실자산 조정과 대출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자산 건전성을 개선시켰다. 가계대출에 대한 우려가 큰 것도 은행이 중소기업 중심의 대출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결국 CET1이 높은 은행이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외형 확대가 가능한 상황이다.

하나금융, 이자이익 늘고 연체율 하락…안정적 성장 속 M&A로 영역 확장 기대
저평가 매력과 함께 높은 배당수익률도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하나금융지주의 중간 배당까지 포함한 작년 배당성향은 25.46%, 배당수익률은 5.24%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매년 지속적으로 배당성향을 높이고 있다. 2017년 배당성향은 22.53%였다.

안정적인 이익 증가가 예상되자 하나금융이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향후에도 안정적 리스크 관리와 높은 이익 지속성이 선순환으로 자리 잡으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

jaewoong.won@nhq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