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6500대, 전체 35% 판매
삼성 2007년 일본서 가전사업 철수
부진한 사업 성과 낮은 수익성 이유
도쿄올림픽 앞두고 일본 8K 방송 준비
삼성 빈자리 '소니·샤프' 등 점유
28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8K TV 출하량은 1만8550대로 전년(2400대) 대비 670% 증가했다. IHS마킷은 올해 8K TV 판매량이 30만8900대를 기록하면서 1500%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8K TV는 8K(7680X4320) 해상도가 적용된 TV로 기존 풀HD(1920×1080) 대비 16배, 4K(3840×2160) 보다 4배 많은 화소가 적용됐다. 기존 TV보다 더 선명하고, 밝고, 정확한 색상 표현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글로벌 TV 시장은 아날로그 방송이 고해상도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된 2009년 최고 호황을 누렸지만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와 시장 포화상태가 겹치면서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 글로벌 TV 판매량은 2009년 2억6000만대로 정점을 기록한 후 2016년 2억2273만대, 지난해 2억2135만대로 쪼그라들었다.
삼성전자는 정체된 TV 시장을 견인할 돌파구로 75인치 이상 초고해상도 8K TV를 내걸고 있다. 성장세가 멈춘 TV 시장과 달리 초대형·초고해상도 TV는 매년 30% 넘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가 75인치 QLED 8K TV를 지난해 60개국에 출시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정작 8K TV 선진국인 일본에서는 부진한 모습이다. 정확히 말하면 글로벌 60개국에 일본을 포함하지 않으면서 삼성전자 스스로 일본 시장을 포기했다. 삼성전자가 일본에 8K TV를 출시하지 않은 이유가 뭘까.
삼성전자가 8K 대표 시장인 일본에 진출하지 않은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1980년 일본 법인을 설립하고 가전사업을 진행했지만 부진을 면치 못했다.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를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결국 삼성전자는 2007년 TV를 포함한 가전사업을 철수했고 현재 일본에서는 부품과 스마트폰 사업 일부만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후 북미 등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13년 연속 글로벌 판매량 1위를 달성했지만 여전히 일본 시장은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8K 대표 시장인 일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이유다.
지난해 일본에서 판매된 8K TV는 전체 시장의 35%인 6500대로 집계됐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일본은 '8K 방송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빈자리를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이 대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당분간 일본 진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수익성이 낮은 일본보다 규모가 큰 북미, 중국, 유럽 등을 공략해 8K TV 시장을 견인하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일본에서 판매된 TV 수량은 524만대, 글로벌 시장의 2.3%로 기록됐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