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현장 르포] 與 없이 치르는 창원성산 보궐선거…여영국 우세 속 강기윤 추격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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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후보가 없어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이나 중간평가가 불가능한 선거판입니다. 각자의 지지층을 얼마나 신속하게 결집해 투표장으로 이끄느냐에 선거 승자가 결정될 것 같습니다.”
4·3 보궐선거 선거전이 한창인 경남 창원 성산에서 기자와 만난 전직 창원시청 공무원 유모씨는 28일 기자와 만나 선거 판세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단일화 직후 둘러본 선거 표심은 여영국 정의당 후보와 이에 맞서는 이 지역 전직 의원 출신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 간 양자대결 구도가 뚜렷했다. 일단 노동계의 지지를 받는 여 후보가 몇몇 여론조사에서 우세로 점쳐지지만, 황교안 대표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강 후보 측의 ‘보수층 결집’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여영국 우세 속 ‘굳히기 전략‘ 고심
창원 성산 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민주당과의 단일화로 지지층 외연을 넓힌 여 후보가 우세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다. 여 후보는 노회찬 전 의원에 대한 향수가 아직 지역 내에 짙게 깔려 있다는 점을 감안, “노회찬의 상주”라는 이미지를 적극 내세우며 굳히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범여권 단일화의 효과는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검증됐다. 단일화 직후인 25~26일에 조사를 실시해 중앙일보가 2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 후보는 41.3%, 강 후보는 28.5%를 차지했고,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5.3%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역 내 생산직 노동자로 일하는 유모(51)씨는 “여 후보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없지만 노회찬 전 의원의 정신을 이어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도청 공무원인 박모(36)씨는 “손석형 민중당 후보와는 단일화하지 못해 노동계 표는 다소 갈릴 듯 하지만 민주당과 단일화를 하면서 범 진보진영 까지 지지층 외연이 넓어진 것은 장점” 이라고 평가했다.
20대 국회에서 노 전 의원의 지역구로 ‘진보정치’의 영향력 하에 있는 창원 성산은 ‘기업도시’ 답게 경제인들과 노동계 표심이 절대적이라는 분석이다. 여 후보가 민주당과의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체로 여 후보를 지지층으로 분류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감지된다. 실제로 지난 27일 한국노동자총연맹 소속 금융산업노조는 이날 여 후보 지지를, 금속노조 및 비정규직 노조는 손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등 노동계 양쪽으로 나뉘는 모습을 보였다. 여 후보가 선거 승리를 위한 ‘굳히기’를 위해서는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진보연대 소속 노동자 김모씨는 “민주당과 야합한 여 후보는 진정한 노동자 후보가 아니다”라고 했고, 한국노총 창원지부 소속 노동자인 이모씨는 “보궐선거를 촉발한 정의당이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창원국가산업단지의 중소기업 대표로 일하고 있는 한모씨는 “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노동자의 관점에서만 보지 않는 후보가 당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수 결집으로 뒤쫓는 강기윤
강 후보는 범여권 세력에 맞서 “민생파탄의 경제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며 경제문제를 파고드는 메시지를 앞세우고 있다. 기업인 출신으로서 경제를 잘 안다는 점도 그가 앞세우는 장점이다. 19대 총선 때 이 지역에서 이미 한차례 승리해 국회의원을 해본 경험이 있어 인지도가 여 후보보다 낫다고 판단, 대규모 유세단을 이끌기보다 조용히 혼자 시민들을 만나며 몸을 낮추는 ’로우 키(low key) 전략‘을 쓰고 있다.
성산구 반송시장에서 만난 김모(47)씨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 대문에 지역 큰 업체가 다 쓰러질 위기고 직원들도 불안해 한다”며 “강 후보가 이런 부분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모(56)씨는 “강 후보가 오랫동안 지역구 기반을 닦으며 정치활동을 해 왔기 때문에 보수층을 일깨운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의 지지자라고 밝힌 박모(60)씨는 ”진보정치 한다는 사람들이 맨날 구호나 외칠 줄 알지 일자리가 줄어드는데 제대로 도움 준 것이 뭐가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반면 해당 지역의 전직 언론인인 최모씨는 “만약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졌으면 문재인 정부 심판론이라도 꺼내볼텐데 지금은 그런 구도가 아니다. 한국당이 선거 판세를 뒤집으려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 성산 선거에서는 후보들의 ‘자질론’이 부각되는 대신 세 대결 양상이 뚜렷하게 전개됐다. 노동계 지지를 등에 업고 있는 여 후보에 맞서 강 후보를 위해 보수 진영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를 갖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밀착 지원유세하고 있다.
한 창원시의원은 “황 대표가 검사시절인 2009년 창원지검장을 지낸 경험이 있다”며 “지역 정서나 분위기를 비교적 잘 아는 지원군이기 때문에 황 대표 영향력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국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창원시민들이 황 대표를 많이 알아본다”며 “황 대표가 당원들과 지지층을 결집하는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창원 출신인 한 경남도의원은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워낙 노동계와 대척점에 서는 바람에 한국당이 중도층 표심까지 잃은 상황”이라며 “홍 전 지사의 이미지를 최대한 지우는 것이 과제”라고 지적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4·3 보궐선거 선거전이 한창인 경남 창원 성산에서 기자와 만난 전직 창원시청 공무원 유모씨는 28일 기자와 만나 선거 판세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단일화 직후 둘러본 선거 표심은 여영국 정의당 후보와 이에 맞서는 이 지역 전직 의원 출신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 간 양자대결 구도가 뚜렷했다. 일단 노동계의 지지를 받는 여 후보가 몇몇 여론조사에서 우세로 점쳐지지만, 황교안 대표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강 후보 측의 ‘보수층 결집’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여영국 우세 속 ‘굳히기 전략‘ 고심
창원 성산 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민주당과의 단일화로 지지층 외연을 넓힌 여 후보가 우세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다. 여 후보는 노회찬 전 의원에 대한 향수가 아직 지역 내에 짙게 깔려 있다는 점을 감안, “노회찬의 상주”라는 이미지를 적극 내세우며 굳히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범여권 단일화의 효과는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검증됐다. 단일화 직후인 25~26일에 조사를 실시해 중앙일보가 2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 후보는 41.3%, 강 후보는 28.5%를 차지했고,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5.3%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역 내 생산직 노동자로 일하는 유모(51)씨는 “여 후보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없지만 노회찬 전 의원의 정신을 이어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도청 공무원인 박모(36)씨는 “손석형 민중당 후보와는 단일화하지 못해 노동계 표는 다소 갈릴 듯 하지만 민주당과 단일화를 하면서 범 진보진영 까지 지지층 외연이 넓어진 것은 장점” 이라고 평가했다.
20대 국회에서 노 전 의원의 지역구로 ‘진보정치’의 영향력 하에 있는 창원 성산은 ‘기업도시’ 답게 경제인들과 노동계 표심이 절대적이라는 분석이다. 여 후보가 민주당과의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체로 여 후보를 지지층으로 분류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감지된다. 실제로 지난 27일 한국노동자총연맹 소속 금융산업노조는 이날 여 후보 지지를, 금속노조 및 비정규직 노조는 손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등 노동계 양쪽으로 나뉘는 모습을 보였다. 여 후보가 선거 승리를 위한 ‘굳히기’를 위해서는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진보연대 소속 노동자 김모씨는 “민주당과 야합한 여 후보는 진정한 노동자 후보가 아니다”라고 했고, 한국노총 창원지부 소속 노동자인 이모씨는 “보궐선거를 촉발한 정의당이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창원국가산업단지의 중소기업 대표로 일하고 있는 한모씨는 “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노동자의 관점에서만 보지 않는 후보가 당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수 결집으로 뒤쫓는 강기윤
강 후보는 범여권 세력에 맞서 “민생파탄의 경제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며 경제문제를 파고드는 메시지를 앞세우고 있다. 기업인 출신으로서 경제를 잘 안다는 점도 그가 앞세우는 장점이다. 19대 총선 때 이 지역에서 이미 한차례 승리해 국회의원을 해본 경험이 있어 인지도가 여 후보보다 낫다고 판단, 대규모 유세단을 이끌기보다 조용히 혼자 시민들을 만나며 몸을 낮추는 ’로우 키(low key) 전략‘을 쓰고 있다.
성산구 반송시장에서 만난 김모(47)씨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 대문에 지역 큰 업체가 다 쓰러질 위기고 직원들도 불안해 한다”며 “강 후보가 이런 부분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모(56)씨는 “강 후보가 오랫동안 지역구 기반을 닦으며 정치활동을 해 왔기 때문에 보수층을 일깨운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의 지지자라고 밝힌 박모(60)씨는 ”진보정치 한다는 사람들이 맨날 구호나 외칠 줄 알지 일자리가 줄어드는데 제대로 도움 준 것이 뭐가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반면 해당 지역의 전직 언론인인 최모씨는 “만약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졌으면 문재인 정부 심판론이라도 꺼내볼텐데 지금은 그런 구도가 아니다. 한국당이 선거 판세를 뒤집으려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 성산 선거에서는 후보들의 ‘자질론’이 부각되는 대신 세 대결 양상이 뚜렷하게 전개됐다. 노동계 지지를 등에 업고 있는 여 후보에 맞서 강 후보를 위해 보수 진영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를 갖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밀착 지원유세하고 있다.
한 창원시의원은 “황 대표가 검사시절인 2009년 창원지검장을 지낸 경험이 있다”며 “지역 정서나 분위기를 비교적 잘 아는 지원군이기 때문에 황 대표 영향력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국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창원시민들이 황 대표를 많이 알아본다”며 “황 대표가 당원들과 지지층을 결집하는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창원 출신인 한 경남도의원은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워낙 노동계와 대척점에 서는 바람에 한국당이 중도층 표심까지 잃은 상황”이라며 “홍 전 지사의 이미지를 최대한 지우는 것이 과제”라고 지적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