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부터 현대상선에 경영 실적과 연동된 성과평가 보상제도가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모든 임직원이 대상이다. 성과가 낮은 임직원은 즉시 퇴출하는 등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2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현대상선 구조조정 계획을 보고했다. 산은은 현대상선 임원급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모든 임직원에 대한 성과연봉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지난달 말 임원급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계획을 통보했다. 매년 말 상대평가를 통해 5개 등급으로 나눠 임금을 차등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현대상선 지분 13.13%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산은은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상선에 2023년까지 5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808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11년 이래 8년 연속 적자다. 그럼에도 현대상선에 여전히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만연해 있다는 것이 산은의 지적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도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상선에 자본 투자만 한다고 경쟁력이 강화될 수 없다”며 “여전히 모럴해저드가 만연해 있고 혁신 마인드도 실종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산은 관계자는 “현대상선에 고강도 경영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성과연봉제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 노조의 거센 반발이 관건이다. 노조는 사측이 노조와 합의 없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할 경우 고발 조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