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경기 용인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산업 집적지)에 입주할 협력사 지원을 위해 1조2200억원 규모 마스터플랜(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연구개발(R&D) 기술 지원부터 운영자금 지원 및 임직원 교육까지 반도체 기술 혁신에 필요한 지원책을 총망라했다. 대기업과 협력사가 공존하는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협력사와 공존하는 반도체 생태계 구축"…SK하이닉스, 1조2200억 통 크게 쏜다
정부 투자 승인하자 곧바로 화답

SK하이닉스는 28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조성 계획이 정부 심의를 통과한 것에 맞춰 1조2200억원 규모의 협력사 상생 및 반도체 생태계 강화 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와 협력사 50여 곳이 용인시 원삼면 일대 448만㎡(약 135만 평) 부지에 조성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단지다. SK하이닉스가 지난달 용인시에 120조원 규모 투자의향서를 제출했고, 지난 27일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이번 발표안은 투자의향서 제출 당시 대략적으로 밝혔던 협력사 상생 방안의 세부안을 구체화한 것이다. 지원안은 크게 △상생협력센터 설립 및 상생프로그램 운영 △R&D 기술 지원 △펀드 조성 등 세 가지로 구성됐다.

상생협력센터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생태계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센터 빌딩 건설과 프로그램 운영에 투입되는 자금은 총 6380억원으로 전체 지원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협력센터와 반도체 특화 교육시설, 에너지 저감 인프라 등의 설비 구축 비용만 480억원이 들어간다. 상생프로그램엔 10년간 총 59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반도체 장비부품소재 기술의 국산화를 지원하기 위한 성능평가사업 등에 3600억원을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반도체 인재 육성, 벤처 및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 고용, 환경, 안전, 보건 지원 방안 등이 포함됐다.

반도체 생태계로 기술 혁신 촉진

R&D 지원 방안은 현재 시행하고 있는 기술혁신기업 지원안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협력사 중 연간 3곳씩 뽑는 기술혁신기업을 10곳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기술혁신기업으로 지정되면 R&D 비용뿐 아니라 인력까지 SK하이닉스가 지원한다. 2017년 시작돼 현재 협력사 6곳이 기술혁신기업으로 선정됐다. 클러스터 내 혁신기업들을 지원할 펀드도 총 3000억원 규모로 조성키로 했다. 기술혁신기업에 대해 운영자금을 무이자로 대출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2000억원 규모 반도체 행복펀드가 만들어진다. 나머지 1000억원은 유망한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지분에 투자하는 지분투자펀드에 쓰일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2022년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라인 착공식에 맞춰 협력사 지원 방안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회사 경영진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인근에 있는 삼성전자의 화성, 평택, 기흥 반도체 공장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해 유·무형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기대한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국내외 50곳 이상의 장비소재부품 협력업체들과 함께 용인 지역에 대규모 클러스터를 조성해 반도체 코리아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