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대출채권 매입한 국내 기관들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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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20타임스스퀘어 개발사와 금융사 간 갈등에…
건물價 29억弗…손실가능성 낮아
추가 현지 투자 무산 등 파장
건물價 29억弗…손실가능성 낮아
추가 현지 투자 무산 등 파장
▶마켓인사이트 3월 28일 오전 4시5분
미국 뉴욕의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대출채권을 매입한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현지 부동산 개발회사와 금융회사 간 분쟁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내 증권사의 뉴욕 부동산 투자가 무산되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의 20타임스스퀘어(사진) 부동산 개발 사업에 대출을 해준 프랑스계 나티시스은행은 자금을 빌려간 부동산 개발회사 메이필드 디벨롭먼트 측에 최근 ‘기한의 이익 상실’을 선언했다. 빌려간 돈을 즉시 상환하라는 얘기다.
20타임스스퀘어는 뉴욕 타임스스퀘어 한복판에 42층 규모의 초대형 오피스, 호텔, 리테일 복합 건물을 짓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7월 부분 준공됐다. 나티시스 뉴욕지점은 지난해 초 공사 마무리 등을 위한 자금 13억3000만달러를 메이필드 측에 대출해줬다. 이후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나티시스가 재판매(셀다운)한 대출채권 8억달러어치를 인수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인마크자산운용, AIP자산운용 등의 펀드를 통해서다.
나티시스는 이 건물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승인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건물 사용 승인 전까지 예치해야 하는 메이필드 측 자금도 부족해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나티시스가 실제 자금 회수를 위한 조치에는 나서지 않아 양측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낮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미 건물에서 대출이자를 지급할 만한 수익이 나오고 있다”며 “나티시스가 수수료 조건 등을 개선하기 위한 ‘압박’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건물 가격이 29억달러로 매겨진 점도 국내 투자가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낮은 이유다.
하지만 대출채권에 투자한 보험사 중 일부는 나티시스 측에 문제를 해결하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일부 기관은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운용사와 인수에 자금을 댔던 증권사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현지법에 정통한 로펌을 선임하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관들은 대출을 주관한 나티시스로부터 이번 사태와 관련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국내 한 증권사는 미국 뉴욕의 호텔을 담보로 하는 메자닌(중순위) 채권을 인수하려다가 포기했다. 20타임스스퀘어 갈등 때문에 투자자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미국 뉴욕의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대출채권을 매입한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현지 부동산 개발회사와 금융회사 간 분쟁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내 증권사의 뉴욕 부동산 투자가 무산되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의 20타임스스퀘어(사진) 부동산 개발 사업에 대출을 해준 프랑스계 나티시스은행은 자금을 빌려간 부동산 개발회사 메이필드 디벨롭먼트 측에 최근 ‘기한의 이익 상실’을 선언했다. 빌려간 돈을 즉시 상환하라는 얘기다.
20타임스스퀘어는 뉴욕 타임스스퀘어 한복판에 42층 규모의 초대형 오피스, 호텔, 리테일 복합 건물을 짓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7월 부분 준공됐다. 나티시스 뉴욕지점은 지난해 초 공사 마무리 등을 위한 자금 13억3000만달러를 메이필드 측에 대출해줬다. 이후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나티시스가 재판매(셀다운)한 대출채권 8억달러어치를 인수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인마크자산운용, AIP자산운용 등의 펀드를 통해서다.
나티시스는 이 건물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승인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건물 사용 승인 전까지 예치해야 하는 메이필드 측 자금도 부족해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나티시스가 실제 자금 회수를 위한 조치에는 나서지 않아 양측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낮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미 건물에서 대출이자를 지급할 만한 수익이 나오고 있다”며 “나티시스가 수수료 조건 등을 개선하기 위한 ‘압박’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건물 가격이 29억달러로 매겨진 점도 국내 투자가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낮은 이유다.
하지만 대출채권에 투자한 보험사 중 일부는 나티시스 측에 문제를 해결하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일부 기관은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운용사와 인수에 자금을 댔던 증권사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현지법에 정통한 로펌을 선임하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관들은 대출을 주관한 나티시스로부터 이번 사태와 관련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국내 한 증권사는 미국 뉴욕의 호텔을 담보로 하는 메자닌(중순위) 채권을 인수하려다가 포기했다. 20타임스스퀘어 갈등 때문에 투자자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