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글로벌 경기둔화 충격 대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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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준금리 동결…세계경제 침체 우려 확산
2001년 불황·2008년 위기 직전과 상황 비슷
이념편향 정책·규제 걷어내 기업활력 높여야
안재욱 < 경희대 교수·경제학 >
2001년 불황·2008년 위기 직전과 상황 비슷
이념편향 정책·규제 걷어내 기업활력 높여야
안재욱 < 경희대 교수·경제학 >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 20일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Fed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간 금리를 제로(0) 수준 가까이에서 유지하다가 2016년부터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자 서서히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지난해 11월 연 2.5%까지 인상했다. 그런데 다시 경기가 주춤거리자 12월부터 금리를 묶어두고 있다. 이번 Fed의 금리 동결은 조짐이 좋지 않다. 닷컴버블 붕괴로 인한 2001년 불황과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상황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1995~2000년 미국의 인터넷 부문에서 대규모 과잉 투자가 발생했다. 1991년 11월부터 연 5%였던 금리를 1992년 9월 연 3%로 인하한 뒤 약 18개월간 유지함에 따라 풀린 과잉 유동성 탓이었다. Fed는 버블을 인지하고 2000년 5월까지 금리를 연 6.5%까지 올려 7개월간 유지했다. 그러자 주식시장이 붕괴하기 시작했고, Fed는 다시 금리를 내렸다. 2003년 3월 나스닥이 최저점을 찍으며 3년 전의 5분의 1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불황이 왔다. Fed는 그해 6월 금리를 연 1%까지 인하해 13개월간 유지했다.
이 저금리 정책으로 유동성이 풀렸는데 미국 정부의 주택 정책과 맞물려 주택 가격이 폭등하며 경제가 붐을 이뤘다. 그러다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Fed가 2004년 6월 이후 금리를 매달 0.25%포인트씩 인상해 2006년 6월 연 5.25%까지 올려 약 15개월간 유지했다. 이로 인해 자금이 주택시장에서 빠져나가자 주택시장이 붕괴하며 경제가 불황에 빠졌다. 이 사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된 것이다.
이 두 경우를 보면 일정한 패턴이 있다. Fed가 금리를 내려 저금리를 유지하면 붐(boom)이 일어나 버블이 형성됐다. 이후 버블을 인식하고 금리를 인상하면 저금리로 형성된 버블이 붕괴되며 버스트(bust)가 왔다. 그러면 다시 금리를 인하했고, 그래서 경제가 회복해 붐이 시작되면 금리를 올렸다. 금리가 인상되면 저금리로 형성된 붐이 주춤거렸고, 그러면 Fed는 금리를 한동안 동결했다. 그러다가 경기가 약화되면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2001년과 2008년 불황은 Fed가 금리를 동결했다가 인하하면서 찾아왔다.
지금 Fed의 결정은 이런 패턴을 보이고 있다. 또다시 불황이 찾아온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안한 이유는 이런 과정이 오스트리안 경기순환이론과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안 경기순환이론에 따르면 중앙은행이 저금리 정책을 통해 통화를 팽창시키면 기업의 기대를 왜곡한 잘못된 투자가 일어나 경제가 일시적으로 붐을 이룬다. 시간이 흘러 노동과 자원 가격이 오르고 기업가들의 예상보다 비용이 상승하면서 투자사업 중 일부가 완수될 수 없게 된다. 이즈음 중앙은행은 통화 팽창에 따른 버블을 누르기 위해 금리를 올린다. 그러면 붐은 지속되지 못하고 붕괴돼 불황에 빠진다. 이런 불황에서 벗어나려면 인위적인 호황 기간에 일어난 잘못된 투자가 청산돼야 한다는 것이 오스트리안 경기순환이론의 핵심이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비롯한 각국은 잘못된 투자가 청산되는 과정의 고통을 감내하는 대신 저금리 정책과 정부지출 증가를 통해 불황을 해결하려고 했다. 이런 확대 정책에 세계적으로 많은 돈이 풀렸지만 세계 경제는 오랜 기간 침체에 빠졌다. 세계 경제가 비교적 호전되기 시작한 것은 2년 전이다. 그러나 이런 경기 호전은 기업에 비용 상승 압력을 가하며 저금리에 감춰졌던 실상을 서서히 드러내는 것 같다. 그 모습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면 세계 경제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다.
이런 충격을 피하기 위해 Fed는 금리를 동결하며 금융완화로 돌아서고 있고, 세계 각국은 미국의 결정에 동조하고 있다.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풀린 유동성이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알 수 없어서다. 가뜩이나 미·중 무역전쟁,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을 둘러싼 정치적 혼란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 경제는 여전한 이념편향 정책에 곪아들어가고 있다. 기업활동을 옥죄고, 기업가정신 발현을 가로막는 규제로 갑갑한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1995~2000년 미국의 인터넷 부문에서 대규모 과잉 투자가 발생했다. 1991년 11월부터 연 5%였던 금리를 1992년 9월 연 3%로 인하한 뒤 약 18개월간 유지함에 따라 풀린 과잉 유동성 탓이었다. Fed는 버블을 인지하고 2000년 5월까지 금리를 연 6.5%까지 올려 7개월간 유지했다. 그러자 주식시장이 붕괴하기 시작했고, Fed는 다시 금리를 내렸다. 2003년 3월 나스닥이 최저점을 찍으며 3년 전의 5분의 1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불황이 왔다. Fed는 그해 6월 금리를 연 1%까지 인하해 13개월간 유지했다.
이 저금리 정책으로 유동성이 풀렸는데 미국 정부의 주택 정책과 맞물려 주택 가격이 폭등하며 경제가 붐을 이뤘다. 그러다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Fed가 2004년 6월 이후 금리를 매달 0.25%포인트씩 인상해 2006년 6월 연 5.25%까지 올려 약 15개월간 유지했다. 이로 인해 자금이 주택시장에서 빠져나가자 주택시장이 붕괴하며 경제가 불황에 빠졌다. 이 사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된 것이다.
이 두 경우를 보면 일정한 패턴이 있다. Fed가 금리를 내려 저금리를 유지하면 붐(boom)이 일어나 버블이 형성됐다. 이후 버블을 인식하고 금리를 인상하면 저금리로 형성된 버블이 붕괴되며 버스트(bust)가 왔다. 그러면 다시 금리를 인하했고, 그래서 경제가 회복해 붐이 시작되면 금리를 올렸다. 금리가 인상되면 저금리로 형성된 붐이 주춤거렸고, 그러면 Fed는 금리를 한동안 동결했다. 그러다가 경기가 약화되면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2001년과 2008년 불황은 Fed가 금리를 동결했다가 인하하면서 찾아왔다.
지금 Fed의 결정은 이런 패턴을 보이고 있다. 또다시 불황이 찾아온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안한 이유는 이런 과정이 오스트리안 경기순환이론과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안 경기순환이론에 따르면 중앙은행이 저금리 정책을 통해 통화를 팽창시키면 기업의 기대를 왜곡한 잘못된 투자가 일어나 경제가 일시적으로 붐을 이룬다. 시간이 흘러 노동과 자원 가격이 오르고 기업가들의 예상보다 비용이 상승하면서 투자사업 중 일부가 완수될 수 없게 된다. 이즈음 중앙은행은 통화 팽창에 따른 버블을 누르기 위해 금리를 올린다. 그러면 붐은 지속되지 못하고 붕괴돼 불황에 빠진다. 이런 불황에서 벗어나려면 인위적인 호황 기간에 일어난 잘못된 투자가 청산돼야 한다는 것이 오스트리안 경기순환이론의 핵심이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비롯한 각국은 잘못된 투자가 청산되는 과정의 고통을 감내하는 대신 저금리 정책과 정부지출 증가를 통해 불황을 해결하려고 했다. 이런 확대 정책에 세계적으로 많은 돈이 풀렸지만 세계 경제는 오랜 기간 침체에 빠졌다. 세계 경제가 비교적 호전되기 시작한 것은 2년 전이다. 그러나 이런 경기 호전은 기업에 비용 상승 압력을 가하며 저금리에 감춰졌던 실상을 서서히 드러내는 것 같다. 그 모습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면 세계 경제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다.
이런 충격을 피하기 위해 Fed는 금리를 동결하며 금융완화로 돌아서고 있고, 세계 각국은 미국의 결정에 동조하고 있다.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풀린 유동성이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알 수 없어서다. 가뜩이나 미·중 무역전쟁,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을 둘러싼 정치적 혼란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 경제는 여전한 이념편향 정책에 곪아들어가고 있다. 기업활동을 옥죄고, 기업가정신 발현을 가로막는 규제로 갑갑한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