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주방 위쿡은 외식업 스타발굴 기획사"
프레시코드는 2016년 서울 한남동의 23㎡(약 7평) 가게로 시작한 샐러드 업체다. 프리미엄 샐러드를 시내 오피스에 회원제로 배송했다. 사업이 잘되자 투자자들이 몰렸다. 확장의 기로에 섰을 때 이 회사는 건물이나 공장을 짓는 대신 공유주방을 택했다. 이 회사는 요즘 공유주방 ‘위쿡’ 사직점에서 월 매출 1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젠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해 곧 성수동에 495㎡(약 150평)의 공장을 연다.

프레시코드가 단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던 배경에는 공유주방 위쿡이 있다. 위쿡은 국내 1호 공유주방이다. 김기웅 심플프로젝트컴퍼니 대표(39·사진)가 2015년 처음 선보였다. 드라마 전원일기 속 ‘영남이’ 역할의 아역배우 출신으로 대우증권에서 파생 트레이더로 일한 경력이 있는 그를 지난 27일 서울 사직동 위쿡 2호점에서 열린 ‘공유주방 설명회’에서 만났다.

김 대표는 “외식과 식품업계에서 공간이 아니라 콘텐츠와 사람이 중심이 되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었다”며 “혼자 무작정 뛰어드는 외로운 외식업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성장하는 체계적 비즈니스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2016년 롯데액셀러레이터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지원 프로그램 ‘엘캠프’ 2기로 선발돼 2000만원의 창업지원금과 사무공간 등 각종 지원을 받았다. 롯데는 지난 26일 15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롯데호텔·롯데쇼핑 e커머스·롯데슈퍼·롯데지알에스 등 4개사가 위쿡과의 제휴를 통해 제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GS리테일도 투자하는 등 지금까지 누적투자액은 150억원을 넘어섰다. 위쿡이 다른 공유주방과 다른 점은 △외식업 인큐베이팅 △식품 유통 △배달 전문 주방 △일반 공유주방 등 총 4개의 토털 솔루션 사업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예비 창업자나 외식업 운영자, 일반인도 공유주방을 1시간이나 월 단위로 임차해 식품을 만들고, 온라인 등으로 유통해볼 수 있는 일종의 ‘푸드 실험실’이 되는 형태다. 김 대표는 “사업 초기의 투자 비용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위쿡 내 식품 전문가들이 함께 메뉴를 개발, 개선하고 이를 어느 채널에서 어떻게 팔지까지 함께 고민한다”고 강조했다.

위쿡은 2017년 8월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 1호점, 지난 1월 종로구 사직동에 2호점을 열었다. 올해 안에 15개점을 추가로 낼 계획이다. 김 대표는 “국내 푸드테크 시장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며 “초기 리스크를 줄이고, 성장 과정을 함께하는 생태계만 조성된다면 저성장 시대에 가장 주목받는 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