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나물·곤드레·더덕, 산지 농가와 계약…나물장사로 '매출 130억' 기업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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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 하늘농가 대표
부모님 도라지 농사 어려워지자
급식 영양사들 설득해 거래 시작
이후엔 고향 농가 농산물까지 납품
부모님 도라지 농사 어려워지자
급식 영양사들 설득해 거래 시작
이후엔 고향 농가 농산물까지 납품
나물 하나로 연 매출 130여억원을 올리는 식자재 업체가 있다. 경기 남양주에 있는 하늘농가가 주인공이다. 전업주부였던 이 회사 대표 고화순 씨(사진)는 부업으로 나물 사업을 시작해 20년 만에 이 같은 성과를 일궜다. 회사 직원도 50여 명에 달한다. 남양주 진건읍 본사에서 고 대표를 만났다.
그는 “집에서 살림하면서 아이들을 잘 키우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던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랬던 그가 사업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90년대 후반 부모님이 재배하던 도라지를 좀 더 팔기 위해 납품 기관을 찾아 뛰어다닌 게 계기가 됐다. “마침 전업주부로 있다가 1990년대 중반 집안 사정이 좀 어려워지면서 학교 급식용으로 식자재를 납품하는 중견기업에 주부 사원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집안 살림에 약간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구한 일자리였어요. 그런데 고향인 경북 울진에서 도라지 농사를 제법 크게 짓고 있던 부모님이 밀려드는 중국산 때문에 판매가 크게 줄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고 대표는 알고 지내던 학교 급식 영양사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부모님의 도라지를 소개했다. 품질을 인정받아 일부 학교에 도라지를 납품하게 된 것이 사업의 출발이었다. “처음엔 고향집에서 고속버스를 통해 보내준 도라지를 집에서 손질해 상자에 담아 넘기는 정도였어요. 사업이라고 말할 수도 없었죠.”
도라지를 2년간 안정적으로 공급해온 그에게 새로운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학교 급식용으로 도라지 이외 다른 채소도 구해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부모님 밭에서 나오는 채소뿐만 아니라 고향집 주변 농가의 농산물도 함께 모아 납품했다.
“농산물을 고향 마을에서 직접 구할 수 있는 덕분에 다른 식자재 업체들보다 판매가를 낮출 수 있었습니다. 이게 큰 힘이 됐죠. 회사를 세우고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식자재 사업을 확대했습니다.”
사업 초기엔 자신보다 규모가 큰 식자재 업체를 통해 농산물을 납품하는 방식을 택했다. 아르바이트 주부 몇 명과 함께 회사를 운영하던 상황이어서 학교와 기업 구내식당에 대한 판로를 직접 뚫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사업 초기 효율적인 성장을 위해 다른 업체의 유통망을 빌린 겁니다.”
고 대표는 “처음부터 나물과 채소 상품을 차별화하는 방법을 계속 고민했다”고 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나물도 브랜드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차별화된 포장 방법과 디자인을 고안했다. 대형 식품업체들을 벤치마킹해 첨단 포장법을 도입하고 회사 브랜드가 잘 드러나도록 포장 용기를 디자인했다. “일부 채소는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윗부분을 비닐로 덮었습니다. 대형마트에서 파는 팩 두부와 같은 방식이죠. 영세 업체가 대부분이던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단체 급식시장에선 남다른 시도였습니다.”
브랜드가 높아지면서 하늘농가는 2004년 학교 등 주요 단체급식장 1차 납품 업체로 올라섰다. “단호박 하나를 납품하더라도 식당에서 이 단호박을 어디다 사용하는지를 물어보고 용도에 맞게 손질해서 보냈어요. 급식장의 일을 조금이라도 줄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급식장에서 갑자기 메뉴가 바뀌어 새로운 식재료를 주문할 때가 있어요. 이럴 때 바로 다음날 새벽에라도 요청한 식재료들을 꼭 가져다줬어요. 이랬던 게 회사가 자리를 잡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고 대표는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로 ‘농가와 직거래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점’ ‘디자인 차별화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점’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세심하게 반영한 점’ 세 가지를 꼽았다.
3년 전부터는 회사 안에 연구팀을 따로 설치했다. 단체 급식 이외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선 새로운 상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수출용으로 컵 비빔밥을 개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식품박람회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나물 가공식품을 개발한 노하우를 살려 외국인들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비빔밥을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FARM 홍선표 기자
전문은 ☞ m.blog.naver.com/nong-up/221481634109
그는 “집에서 살림하면서 아이들을 잘 키우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던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랬던 그가 사업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90년대 후반 부모님이 재배하던 도라지를 좀 더 팔기 위해 납품 기관을 찾아 뛰어다닌 게 계기가 됐다. “마침 전업주부로 있다가 1990년대 중반 집안 사정이 좀 어려워지면서 학교 급식용으로 식자재를 납품하는 중견기업에 주부 사원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집안 살림에 약간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구한 일자리였어요. 그런데 고향인 경북 울진에서 도라지 농사를 제법 크게 짓고 있던 부모님이 밀려드는 중국산 때문에 판매가 크게 줄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고 대표는 알고 지내던 학교 급식 영양사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부모님의 도라지를 소개했다. 품질을 인정받아 일부 학교에 도라지를 납품하게 된 것이 사업의 출발이었다. “처음엔 고향집에서 고속버스를 통해 보내준 도라지를 집에서 손질해 상자에 담아 넘기는 정도였어요. 사업이라고 말할 수도 없었죠.”
도라지를 2년간 안정적으로 공급해온 그에게 새로운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학교 급식용으로 도라지 이외 다른 채소도 구해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부모님 밭에서 나오는 채소뿐만 아니라 고향집 주변 농가의 농산물도 함께 모아 납품했다.
“농산물을 고향 마을에서 직접 구할 수 있는 덕분에 다른 식자재 업체들보다 판매가를 낮출 수 있었습니다. 이게 큰 힘이 됐죠. 회사를 세우고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식자재 사업을 확대했습니다.”
사업 초기엔 자신보다 규모가 큰 식자재 업체를 통해 농산물을 납품하는 방식을 택했다. 아르바이트 주부 몇 명과 함께 회사를 운영하던 상황이어서 학교와 기업 구내식당에 대한 판로를 직접 뚫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사업 초기 효율적인 성장을 위해 다른 업체의 유통망을 빌린 겁니다.”
고 대표는 “처음부터 나물과 채소 상품을 차별화하는 방법을 계속 고민했다”고 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나물도 브랜드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차별화된 포장 방법과 디자인을 고안했다. 대형 식품업체들을 벤치마킹해 첨단 포장법을 도입하고 회사 브랜드가 잘 드러나도록 포장 용기를 디자인했다. “일부 채소는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윗부분을 비닐로 덮었습니다. 대형마트에서 파는 팩 두부와 같은 방식이죠. 영세 업체가 대부분이던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단체 급식시장에선 남다른 시도였습니다.”
브랜드가 높아지면서 하늘농가는 2004년 학교 등 주요 단체급식장 1차 납품 업체로 올라섰다. “단호박 하나를 납품하더라도 식당에서 이 단호박을 어디다 사용하는지를 물어보고 용도에 맞게 손질해서 보냈어요. 급식장의 일을 조금이라도 줄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급식장에서 갑자기 메뉴가 바뀌어 새로운 식재료를 주문할 때가 있어요. 이럴 때 바로 다음날 새벽에라도 요청한 식재료들을 꼭 가져다줬어요. 이랬던 게 회사가 자리를 잡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고 대표는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로 ‘농가와 직거래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점’ ‘디자인 차별화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점’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세심하게 반영한 점’ 세 가지를 꼽았다.
3년 전부터는 회사 안에 연구팀을 따로 설치했다. 단체 급식 이외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선 새로운 상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수출용으로 컵 비빔밥을 개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식품박람회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나물 가공식품을 개발한 노하우를 살려 외국인들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비빔밥을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FARM 홍선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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