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생명보험회사들이 최근 잇달아 새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면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보험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는 가운데 새 CEO 선임을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교보생명은 29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윤열현 보험총괄담당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과 윤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교보생명이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건 신 회장이 취임한 1996년 이후 처음이다. 보험업계는 신 회장은 재무적 투자자(FI)들과의 갈등 해결, 윤 사장은 교보생명 영업과 내부 살림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25일 여승주 사업총괄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여 사장은 차남규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를 맡아 한화생명을 이끈다. 한화생명이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은 2015년 8월 이후 4년여 만이다. 차 부회장은 대외업무를, 여 사장은 대내 업무를 총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한화그룹과 삼성그룹의 방산 및 화학계열사 인수작업을 주도했던 여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금융통이자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손꼽힌다.

여 사장은 한화생명의 부진한 실적을 만회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464억원으로, 전년(6887억원) 대비 35.2% 급감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6052억원을 올려 전년(9543억원) 대비 31.8% 줄었다.

미래에셋생명도 27일 김재식 사장 후임으로 변재상 미래에셋대우 사장을 선임했다. 연임에 성공한 하만덕 부회장은 영업총괄을, 변 사장은 관리총괄을 맡는 등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변 사장은 2016년 미래에셋생명 법인총괄사장을 맡아 PCA생명 인수를 이끌었지만 지난해 다시 미래에셋대우 대표를 맡는 등 대부분의 경력을 증권 쪽에서 쌓았다.

변 사장은 최근 들어 개선되고 있는 실적을 계속 이어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350억원으로, 전년(640억원) 대비 111% 증가했다.

강경민/서정환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