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마켓+ㅣ디즈니가 폭스를 인수한 게 한국이랑 무슨 상관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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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단숨에 한국 극장 점유율 1위 등극
디즈니 OTT '디즈니+' 출범 예고, 넷플릭스 넘어설까
디즈니 OTT '디즈니+' 출범 예고, 넷플릭스 넘어설까
디즈니의 폭스 인수 나비효과가 한국에서 어떤방식으로 나타날까.
월트디즈니가 이십세기폭스를 인수했더니 한국 극장 점유율 순위가 뒤바뀌었다. 지난 20일 지구 반대편에서 완료된 710억 달러(약 80조원) 규모의 인수합병이 한국에도 영향을 끼친 것. 업계에서는 이제 시작이라는 반응이다. 디즈니에서 자체 OTT(Over The Top) 플랫폼 '디즈니+'를 출범하며 팬덤이 강력한 마블스튜디오 캐릭터들의 드라마 출범도 예고했다. 마블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디즈니+'가 한국에서는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까.
◆ 단숨에 시장 점유율 1위로 등극한 디즈니
디즈니와 폭스의 북미 점유율은 상당하다. 디즈니는 지난해 북미 박스오피스 매출의 26%를 차지했고, 폭스와 한식구가 되면서 올해엔 북미 매출의 3분의 1이 디즈니 몫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들의 영향력은 한국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난해 배급사 연간 매출액 점유율은 월트디즈니코리아가 14.2%로 2위, 이십세기폭스코리아가 8.2%로 6위였다. 디즈니와 폭스의 매출액을 단순 합산하면 1위 롯데컬처웍스의 16.9%를 훌쩍 뛰어넘어 단숨에 1위에 오른다.
실제로 올해 1분기부터 디즈니 파워가 휘몰아치고 있다. '캡틴마블'이 5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을 비롯해 오는 4월 말 예비 1000만 영화로 불리는 '어벤져스:엔드게임'이 개봉한다. 개봉을 앞두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제레미 레너, 브리 라슨, 안소니 루소와 조 루소 감독이 4월 14일 내한하는 것도 확정됐다. 또한 애니메이션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던 '겨울왕국'도 2편이 올해 12월 국내에서 개봉한다.
폭스의 라인업도 만만치 않다. '엑스맨: 다크 피닉스', '터미네이터6', '킹스맨3', '웨스트사이드스토리' 등이 올해 개봉한다. 특히 '킹스맨'은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유행어와 수트 열풍을 몰고왔을 만큼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거대 공룡들의 만남에 한국 영화 시장이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 인수합병, 한국 지사는? "아직"
미국 현지에서는 디즈니가 폭스 인수 이후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할리우드리포터 등 현지 매체는 크리스 애런슨 이십세기폭스 사장 등 주요 임원들이 이미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5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아직 인수 후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디즈니 관계자는 "아직 사무실이 합쳐진 것도 없고, 인사이동도 없다"며 "기사가 난 것 외에 어떤 변화나 공지가 된 내용도 없다"고 밝혔다.
때문에 폭스가 한국에서 '런닝맨', '곡성', '대립군' 등을 직접 투자, 배급했던 것과 같이 디즈니에서도 '직배'를 할 지에 대해서도 섣불리 관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디즈니와 폭스의 작품들이 합쳐져 라인업이 더욱 늘어난 만큼 한국에서 직접 투자, 배급하는 일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 극장 뿐 아니라 안방도? 디즈니+ 공세 예고
디즈니가 폭스를 품으면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것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확장이었다. '어벤져스' 시리즈를 제작한 마블 스튜디오는 디즈니 소속이지만, '엑스맨', '울버린', '판타스틱4', '데드풀' 등 몇몇 캐릭터에 대한 계약은 폭스와 체결돼 있었기 때문.
디즈니는 폭스에 앞서 '스타워즈' 시리즈의 루카스 필름, '토이스토리'의 픽사 등 쟁쟁한 제작사들을 인수하면서 콘텐츠 공룡으로 성장했다. 디즈니는 영화 콘텐츠에 집중하면서 온라인 동영상 제작 권리는 넷플릭스와 계약을 맺어 왔다. 하지만 2017년 8월 디즈니가 자체 OTT 서비스 론칭을 예고하면서 기존에 넷플릭스에 제공해오던 자사 콘텐츠를 철회하겠다고 발표했다.
'디즈니+'는 올해 말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서비스 시점 역시 정해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마블 시리즈의 로키(톰 히들스턴),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 등) 등 인기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TV시리즈가 각각 제작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국의 마블 '덕후'들 사이에선 벌써 "넷플릭스에서 '디즈니+'로 갈아타야 하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밥 아이거 디즈니 CEO는 투자자 미팅에서 "'디즈니+'가 디즈니의 모든 영상 라이브러리를 품을 것"이라고 밝혔다. 디즈니는 '디즈니 금고'라는 이름으로 10년에 1번씩 과거 클래식 영상들을 DVD로 판매하는 마케팅 방식을 써 왔다. '디즈니+'를 출범시키면서 '디즈니 금고'를 포기하겠다는 뜻이다. 1920년부터 현재까지 디즈니 콘텐츠와 폭스의 모든 영상을 모으면 '디즈니+'는 7000편의 TV 프로그램 에피소드와 500편의 영화를 아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넷플릭스의 약 1000여 편의 오리지널 프로그램과 영화를 뛰어넘는 수치다.
디즈니의 무서운 규모에 미국 현지에서도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절대 악당 타노스를 일컬어 "영화계에 타노스가 탄생했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일단 두고보겠다는 분위기다. 디즈니의 나비효과가 한국에서 어떻게 발현될지 지켜볼 일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월트디즈니가 이십세기폭스를 인수했더니 한국 극장 점유율 순위가 뒤바뀌었다. 지난 20일 지구 반대편에서 완료된 710억 달러(약 80조원) 규모의 인수합병이 한국에도 영향을 끼친 것. 업계에서는 이제 시작이라는 반응이다. 디즈니에서 자체 OTT(Over The Top) 플랫폼 '디즈니+'를 출범하며 팬덤이 강력한 마블스튜디오 캐릭터들의 드라마 출범도 예고했다. 마블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디즈니+'가 한국에서는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까.
◆ 단숨에 시장 점유율 1위로 등극한 디즈니
디즈니와 폭스의 북미 점유율은 상당하다. 디즈니는 지난해 북미 박스오피스 매출의 26%를 차지했고, 폭스와 한식구가 되면서 올해엔 북미 매출의 3분의 1이 디즈니 몫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들의 영향력은 한국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난해 배급사 연간 매출액 점유율은 월트디즈니코리아가 14.2%로 2위, 이십세기폭스코리아가 8.2%로 6위였다. 디즈니와 폭스의 매출액을 단순 합산하면 1위 롯데컬처웍스의 16.9%를 훌쩍 뛰어넘어 단숨에 1위에 오른다.
실제로 올해 1분기부터 디즈니 파워가 휘몰아치고 있다. '캡틴마블'이 5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을 비롯해 오는 4월 말 예비 1000만 영화로 불리는 '어벤져스:엔드게임'이 개봉한다. 개봉을 앞두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제레미 레너, 브리 라슨, 안소니 루소와 조 루소 감독이 4월 14일 내한하는 것도 확정됐다. 또한 애니메이션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던 '겨울왕국'도 2편이 올해 12월 국내에서 개봉한다.
폭스의 라인업도 만만치 않다. '엑스맨: 다크 피닉스', '터미네이터6', '킹스맨3', '웨스트사이드스토리' 등이 올해 개봉한다. 특히 '킹스맨'은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유행어와 수트 열풍을 몰고왔을 만큼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거대 공룡들의 만남에 한국 영화 시장이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 인수합병, 한국 지사는? "아직"
미국 현지에서는 디즈니가 폭스 인수 이후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할리우드리포터 등 현지 매체는 크리스 애런슨 이십세기폭스 사장 등 주요 임원들이 이미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5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아직 인수 후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디즈니 관계자는 "아직 사무실이 합쳐진 것도 없고, 인사이동도 없다"며 "기사가 난 것 외에 어떤 변화나 공지가 된 내용도 없다"고 밝혔다.
때문에 폭스가 한국에서 '런닝맨', '곡성', '대립군' 등을 직접 투자, 배급했던 것과 같이 디즈니에서도 '직배'를 할 지에 대해서도 섣불리 관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디즈니와 폭스의 작품들이 합쳐져 라인업이 더욱 늘어난 만큼 한국에서 직접 투자, 배급하는 일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 극장 뿐 아니라 안방도? 디즈니+ 공세 예고
디즈니가 폭스를 품으면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것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확장이었다. '어벤져스' 시리즈를 제작한 마블 스튜디오는 디즈니 소속이지만, '엑스맨', '울버린', '판타스틱4', '데드풀' 등 몇몇 캐릭터에 대한 계약은 폭스와 체결돼 있었기 때문.
디즈니는 폭스에 앞서 '스타워즈' 시리즈의 루카스 필름, '토이스토리'의 픽사 등 쟁쟁한 제작사들을 인수하면서 콘텐츠 공룡으로 성장했다. 디즈니는 영화 콘텐츠에 집중하면서 온라인 동영상 제작 권리는 넷플릭스와 계약을 맺어 왔다. 하지만 2017년 8월 디즈니가 자체 OTT 서비스 론칭을 예고하면서 기존에 넷플릭스에 제공해오던 자사 콘텐츠를 철회하겠다고 발표했다.
'디즈니+'는 올해 말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서비스 시점 역시 정해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마블 시리즈의 로키(톰 히들스턴),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 등) 등 인기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TV시리즈가 각각 제작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국의 마블 '덕후'들 사이에선 벌써 "넷플릭스에서 '디즈니+'로 갈아타야 하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밥 아이거 디즈니 CEO는 투자자 미팅에서 "'디즈니+'가 디즈니의 모든 영상 라이브러리를 품을 것"이라고 밝혔다. 디즈니는 '디즈니 금고'라는 이름으로 10년에 1번씩 과거 클래식 영상들을 DVD로 판매하는 마케팅 방식을 써 왔다. '디즈니+'를 출범시키면서 '디즈니 금고'를 포기하겠다는 뜻이다. 1920년부터 현재까지 디즈니 콘텐츠와 폭스의 모든 영상을 모으면 '디즈니+'는 7000편의 TV 프로그램 에피소드와 500편의 영화를 아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넷플릭스의 약 1000여 편의 오리지널 프로그램과 영화를 뛰어넘는 수치다.
디즈니의 무서운 규모에 미국 현지에서도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절대 악당 타노스를 일컬어 "영화계에 타노스가 탄생했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일단 두고보겠다는 분위기다. 디즈니의 나비효과가 한국에서 어떻게 발현될지 지켜볼 일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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