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 쓴' 국민연금…반대한 안건 10건 모두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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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펀드 제안도 성과 못내
29일 열린 남양유업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 관련 위원회를 설치하자는 국민연금의 주주제안이 부결됐다. 국민연금의 배당 확대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남양유업 주주제안 외에도 국민연금은 이날 10개 상장사 안건에 반대했으나 모두 가결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171개사, 코스닥시장 361개사 등 총 532개사가 정기 주총을 열었다. 이번 주총 시즌 중 가장 많은 상장사가 주총을 한 ‘슈퍼 주총데이’다. 주주제안과 경영권 분쟁 등으로 곳곳에서 표대결이 벌어졌으나 ‘이변’은 발생하지 않았다.
HDC아이콘트롤스는 정몽규 HDC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국민연금이 “계열사 과다 겸임에 따라 충실한 의무 수행이 우려된다”며 반대한 안건이다. 현대그린푸드는 국민연금, 의결권 자문사 등이 반대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겸직을 명문화한 정관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이사회의 업무 감독 기능이 약화될지 모른다는 게 국민연금 등의 반대 이유였다.
주주 행동주의를 앞세운 펀드와 소액주주들의 주주제안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분 1.26%를 보유한 KISCO홀딩스에 중간배당을 신설하는 정관변경과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을 요구하는 안건을 상정했으나 지분율 47.54%에 이르는 최대주주의 반대에 가로막혔다. 밸류파트너스 측은 “KISCO홀딩스가 현금을 쌓아두기만 하고, 감사위원은 대주주 감시와 견제 의무를 소홀히 하면서 주주가치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삼천리에 주당 5000원의 배당과 자사주 전량 소각을 요구했던 주주들은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회사 측 설명에 주주제안을 철회했다.
경영권 분쟁 중인 스킨앤스킨 주총에서는 2대 주주인 한국줄기세포뱅크가 사내이사 선임으로 경영 참여를 노렸으나 정족수 미달로 실패했다. 새로 사내이사를 선임하려면 현재 정관상 12명까지인 이사 수를 늘려야 하는데 정족수 미달로 이사 수를 늘리는 정관변경안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차바이오텍은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으나 감사보고서를 아직 제출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주총 후 2시간 동안 이어진 주주간담회에서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관리종목 지정으로 회계법인이 바뀐 데 따른 것”이라며 “기존 감사인의 업무 방식과 차이가 있어 여기에 맞추다 보니 공시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12월 도입된 ‘상장관리 특례적용’의 대상이 돼 지금은 관리종목이 아니다.
임근호/양병훈 기자 eigen@hankyung.com
이날 유가증권시장 171개사, 코스닥시장 361개사 등 총 532개사가 정기 주총을 열었다. 이번 주총 시즌 중 가장 많은 상장사가 주총을 한 ‘슈퍼 주총데이’다. 주주제안과 경영권 분쟁 등으로 곳곳에서 표대결이 벌어졌으나 ‘이변’은 발생하지 않았다.
HDC아이콘트롤스는 정몽규 HDC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국민연금이 “계열사 과다 겸임에 따라 충실한 의무 수행이 우려된다”며 반대한 안건이다. 현대그린푸드는 국민연금, 의결권 자문사 등이 반대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겸직을 명문화한 정관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이사회의 업무 감독 기능이 약화될지 모른다는 게 국민연금 등의 반대 이유였다.
주주 행동주의를 앞세운 펀드와 소액주주들의 주주제안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분 1.26%를 보유한 KISCO홀딩스에 중간배당을 신설하는 정관변경과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을 요구하는 안건을 상정했으나 지분율 47.54%에 이르는 최대주주의 반대에 가로막혔다. 밸류파트너스 측은 “KISCO홀딩스가 현금을 쌓아두기만 하고, 감사위원은 대주주 감시와 견제 의무를 소홀히 하면서 주주가치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삼천리에 주당 5000원의 배당과 자사주 전량 소각을 요구했던 주주들은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회사 측 설명에 주주제안을 철회했다.
경영권 분쟁 중인 스킨앤스킨 주총에서는 2대 주주인 한국줄기세포뱅크가 사내이사 선임으로 경영 참여를 노렸으나 정족수 미달로 실패했다. 새로 사내이사를 선임하려면 현재 정관상 12명까지인 이사 수를 늘려야 하는데 정족수 미달로 이사 수를 늘리는 정관변경안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차바이오텍은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으나 감사보고서를 아직 제출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주총 후 2시간 동안 이어진 주주간담회에서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관리종목 지정으로 회계법인이 바뀐 데 따른 것”이라며 “기존 감사인의 업무 방식과 차이가 있어 여기에 맞추다 보니 공시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12월 도입된 ‘상장관리 특례적용’의 대상이 돼 지금은 관리종목이 아니다.
임근호/양병훈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