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창 사장 "책임지겠다는 회장님 뜻 왜곡되지 않았으면 한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박삼구) 회장님의 뜻이 왜곡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부친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74)의 퇴진 얘기가 나오자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44·사진)이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29일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직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다. 이 회사는 이날 서울 중림동 브라운스톤에서 주총을 했다.

박 사장은 “전날(28일) 아침 회의에서 회장님이 ‘아시아나항공의 회계 파문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올해 갚아야 할 차입금만 1조3013억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2일 외부감사인(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26일 적정으로 변경)을 받은 여파로 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박 사장은 그룹 경영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원태 그룹 부회장과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참여하는 비상경영위원회가 출범할 예정”이라며 “계열사 사장이자 그룹의 일원으로서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회계 처리 문제를 의식한 듯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박 회장(지분율 31.1%)에 이어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금호고속의 2대 주주(21.0%)다. 지난해 9월 그룹 내 정보기술(IT) 계열사인 아시아나IDT 사장에 선임됐다. 박 사장은 취임 당시 “아시아나IDT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워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같은 해 11월엔 유가증권시장 상장에도 성공했다.

취임 2년차를 맞아 야심차게 신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룹이 위기에 놓인 점에 대한 안타까움도 내비쳤다. 그는 “저비용항공사(LCC) 세 곳이 새로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받은 만큼 항공 IT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관련 신사업을 추진해왔다”며 “그룹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IT 관련 신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날 주총을 했다. 주총 의장을 맡은 김수천 고문은 “주주들께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일시적으로 영업비용이 증가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회계적인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총에선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과 안병석 아시아나항공 경영관리본부장(전무)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던 곽상언 법무법인 인강 대표변호사는 일신상의 이유로 후보직을 사퇴했다. 금호산업 주총에선 당초 의결 안건이었던 박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철회됐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국가정책자문단 부단장’을 지낸 이상열 남양주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김보형/박상용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