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 후 EU와 '미래관계 정치선언' 재논의 여지 있어
英 법무상 "EU 탈퇴협정 승인해야 5월 22일까지 브렉시트 연기"
제프리 콕스 영국 법무상은 29일(현지시간) 하원의 유럽연합(EU) 탈퇴협정 투표를 앞두고 "이번이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시점을 5월 22일까지 연기하는 '법적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콕스 법무상은 이날 EU 탈퇴협정 투표 전 토론에 들어가면서 하원의원들에게 이같이 설명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월 중순과 이달 12일 EU 탈퇴협정과 '미래관계 정치선언' 등 두 부분으로 이뤄진 브렉시트 합의안을 승인투표(meaningful vote)에 부쳤지만 1차는 영국 의정 사상 정부 패배로는 사상 최대인 230표 차로, 2차는 149표 차로 부결됐다.

존 버커우 하원의장이 같은 회기 내 동일한 사안을 표결에 부칠 수 없다는 의회규약을 근거로 기존 합의안의 제3 승인투표 개최를 가로막자, 메이 총리는 합의안 중 법적 구속력이 있는 EU 탈퇴협정만 별도 표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날 투표는 엄밀히 말해 브렉시트 합의안 제3 승인투표는 아니다.

콕스 법무상은 당초 영국은 이날 EU를 공식적으로 떠나야 했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英 법무상 "EU 탈퇴협정 승인해야 5월 22일까지 브렉시트 연기"
그러면서 EU 정상회의 결정을 근거로 이날 EU 탈퇴협정을 통과시켜야만 브렉시트를 5월 22일까지 연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주 열린 정상회의에서 EU는 영국 하원이 이번 주까지 EU 탈퇴협정을 가결할 경우 브렉시트 시기를 5월 22일까지 연기하도록 승인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영국이 4월 12일까지 '노 딜' 또는 5월 유럽의회 선거 참여를 통한 브렉시트 '장기 연기' 중 하나를 택하도록 했다.

콕스 법무상은 만약 하원이 이날 탈퇴협정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5월 22일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할 수 있는 권리가 소멸된다고 설명했다.

이 상태에서 4월 12일 이전에 브렉시트 '장기 연기'를 결정하더라도 또다시 EU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이 EU를 떠나기 위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EU 탈퇴협정이 반드시 의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콕스는 일단 법적 구속력을 가진 EU 탈퇴협정만 하원을 통과하면 합의안의 또다른 축인 '미래관계 정치선언'과 관련해서는 EU가 재논의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의회가 오는 4월 1일 예정된 추가 '의향투표'(indicative vote)를 통해 '미래관계 정치선언' 추가 논의에 제시할 변화를 제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콕스 법무상은 의회가 이날 탈퇴협정을 가결하면 정부는 EU 탈퇴 이행법률을 수일 내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