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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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충칭을 방문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는 29일(현지시간) 오후 SK 하이닉스 공장을 찾았다. 국내 수출 효자상품인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 당국의 반독점 규제 조치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내우외환의 위기에 처하자 이 총리가 직접 현장 방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반도체 산업 지원을 정책과제로 삼아 대대적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충칭에 위치한 SK 하이닉스 공장에서 사업 현황 보고를 들은 뒤 제조 공정을 시찰했다. sk하이닉스는 2006년 우시에 반도체 전공정을 만든 뒤 2014년에 충칭에 후공정 법인을 만들었다. SK 하이닉스는 중국 외자 기업 가운데 반도체 기업 중 최대 규모다. 이상선 SK하이닉스 부사장은 비롯해 직원 30여명이 이 총리를 맞이했다.

이 총리는 공장을 쭉 둘러본 뒤 “반도체 가격 하락이 하반기에는 멎을 것이라고 그간 전망을 했는데 지금도 그 전망 유효하냐”라고 반도체 시장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 부사장은 “유지하거나 아마 약간 오를 것”이라면서도 “그 이면에는 올해 투자금액이 전년 대비 다 줄었다. 저희 뿐 아니고 해외 업체도 많이 줄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통은 생산을 20% 정도 늘리는데, 늘어나는 게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비메모리 분야에 대해서도 현황을 점검했다. 이 부사장은 “비메모리는 경기도 이천 공장에서 돌리고 있다”며 “그것이 되면 D램이나 낸드에서 사용하던 장비를 이용해서 그것을 통해 시스템 IC에 대한 교두보를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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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리의 SK 하이닉스 공장 방문은 위기에 처한 반도체 산업을 살리기 위한 정부 대책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지난 27일 제11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반도체 특화클러스터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반도체 특화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1만 7000개의 신규일자리와 188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수출에서 20%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 비중이 올해 들어 10% 대로 급격하게 떨어지자 정부 차원에서 팔 벗고 나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 메모리 반도체 편중현상을 완화하는 방안도 신속히 내놔주시기 바란다”며 반도체 산업 육성을 직접 당부했다.

이 총리는 앞서 지난 27일 중국 하이난 보아오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에서도 중국 정부가 SK 하이닉스에 대해 진행 중인 반독점 조사에 대한 배려를 요청했다. 리 총리는 법에 의거해 공정하게 하겠다는 원론적인 반응을 보였다.

충칭=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