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수사後 첫 유세…"'러시아 마녀사냥'은 대선 패배자들의 정권탈취 음모"
민주당 하원 조사에 "터무니없는 헛소리"…지난 대선때 구호 "오물 빼내야" 재등장
특검서 해방된 트럼프 "러시아 사기극 끝났다"…제선가도 본격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해방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최근 수사를 마친 뮬러 특검이 지난 2016년 대선 때 자신의 캠프와 러시아 측 사이의 공모가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한 것을 계기로 정적들을 향해 대대적인 반격을 펼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다.

28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러시아 스캔들 수사 종료 후 첫 정치 유세를 하고 미국이 이번 수사로 "상처를 받았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천 명의 지지자를 앞에 두고 "거짓말과 중상모략, 비방의 3년이 지난 후 '러시아 사기극'(Russia hoax)이 마침내 막을 내렸다"며 "공모라는 망상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수사를 가리켜 "대선 승리를 흠집 내려는 사악한 노력에 불과하다"며 "미국인의 의지를 파괴한 것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 마녀사냥'은 (대통령) 선거에서 진 사람들이 정교한 거짓말로 무고한 미국인들에게 누명을 뒤집어씌워 불법으로 권력을 되찾으려 한 계획"이라면서 자신을 향해 의혹을 제기했던 정적들을 "패배자들"이라고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하원에서 준비하는 각종 조사를 '터무니없는 헛소리'(ridiculous bullshit)로 규정, "민주당은 당파적 조사로 대중을 계속 속일 것인지 아니면 미국 국민에게 사과하고, 허물어지는 사회기반시설 재건과 건강보험 및 처방 약값 인하, 부서진 무역 합의 등의 재건에 함께 할지를 결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자신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해온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과 백악관 등 81곳에 '러시아 스캔들' 관련 정보 제출을 요구한 민주당 소속 제럴드 내들러 법사위원장을 지목해 비난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사기극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가 할 일을 완수해야 한다는 걸 보여준다.

바로 오물을 빼내는 것(Drain the swamp)"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대선 기간 워싱턴의 기득권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오물을 빼내자"는 문구를 자주 써왔다.

그는 "나는 대선공약보다도 더 많은 일을 해냈다"며 향후 대선 토론회 등의 과정이 매우 수월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쉬울 것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느냐"며 재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고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잠재적 대선주자들에 대한 직접적 비난은 대체로 자제했다고 더 힐은 전했다.

이날 연설에 대해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연루 혐의를 찾지 못한 특검 수사 결과를 '정치 무기'로 역이용해 재선 가도에 탄력을 붙이려 한 것으로 해석했다.

더 힐은 "특검 수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과 민주당에 대한 공격, 지지층으로부터 받은 환호는 2020년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어떤 장면이 펼쳐질지를 엿보게 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날 유세가 열린 미시간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좌우할 '스윙 스테이트'(경합주)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 미시간에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유세장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 수천 명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선거 구호가 적힌 빨간색 모자를 쓰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유세에 참여해 "미국에서 저질러진 가장 커다란 사기극이 이제 완전히 끝났다"며 아버지를 거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