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 동안의 초저금리와 작년 부진했던 증시로 인해 투자자들은 어떤 상품에 가입하고,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많이 혼란스러워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구세주처럼 주목받은 상품이 부동산 펀드다. 부동산 펀드는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처럼 변동성이 크지 않을뿐더러 정기예금 대비 2~3배 이상의 고수익을 제시하며, 부자들의 투자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대체투자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렇듯 부동산 펀드가 투자자들의 투자 대상 목록 앞장에 자리잡는 건 다양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 대비 가격 변동성이 작아 보다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인식이 깔려 있다. 많은 부동산 펀드들은 투자자들을 위한 담보제공, 보증제공, 준공확약, 만기 시 재대출 등의 여러 신용보강 장치들을 갖추고 있다.

둘째,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2% 남짓인 데 반해 부동산 펀드들은 높게는 연 8~9% 정도의 수익률을 제시해 초저금리에 목마른 투자자들에게 훌륭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셋째, 보통 3개월에 한 번 정도 수익을 지급함으로써 세제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2015년에 주가연계증권(ELS)에 가입한 투자자라면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인해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3년 만에 ELS가 상환돼 3년치 수익을 한꺼번에 받아 본의 아니게 금융 고소득자가 됐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금융소득이 1인당 2000만원 이상이 되면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료도 크게 오르는 부담이 생긴다. 반면 부동산 펀드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3개월마다 이익금을 지급하도록 해 예상치 못한 세 부담이나 건보료 부담에서 보다 자유롭다.

넷째, 투자기간 중 현금흐름을 발생시켜 정기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은퇴를 목전에 두거나 이미 은퇴한 분들의 주된 고민 중 하나가 현금흐름 창출 즉 월급이나 월세처럼 정기적인 수익을 발생시켜 노후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다. 이때 부동산 펀드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부동산 실물자산 대비 간편한 세금, 글로벌 우량부동산 투자 기회 등 간접투자로서의 장점이 많은 특징이 있다.

이제 부동산 펀드에 가입하기 전 꼭 확인해야 할 주요 사항들을 알아보도록 하자. 첫째, 원금손실에 대한 부분이다. 부동산 펀드는 주식형상품에 비해 변동성이 작다는 것이지 은행 정기예금처럼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투자 시 담보제공, 보증제공 등의 신용보강 장치가 있다는 점은 역설적이게도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만기가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매각 불발 등의 사유로 원금 회수가 지연될 수 있다. 부동산을 반드시 매각해야 청산이 가능한 상품들이 있기 때문에 청산시점에 저가 매각, 매각 지연 등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둘째, 내가 가입하는 부동산 펀드가 대출투자형인지 지분투자형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대출투자형 부동산 펀드는 말 그대로 돈을 빌려주는 채권자의 입장이다. 따라서 투자하고자 하는 부동산 가격 대비 대출 비율(LTV)이 어느 정도 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지분투자형은 투자자의 위치가 우선 수익권자인지 후순위 수익권자인지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셋째, 중도해지 여부, 양도, 담보대출 유무 등의 계약조건을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펀드는 보통 3년 이상 5년 내외의 투자기간을 필요로 한다. 만약 상품 가입 뒤 예상치 못한 자금 소요가 있다면 비상계획도 염두에 두자. 많은 상품이 가입 후에는 중도해지 불가라는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年 9% 수익도 가능한 부동산 펀드, 매각불발 땐 원금회수 지연
넷째, 가입하고자 하는 부동산 펀드의 임차인 정보도 확인해 보자. 예를 들어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이 10년 이상 장기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면 공실 또는 렌트프리에 대한 염려 없이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품이라면 환헤지 여부, 인허가 여부, 시공사의 시공능력, 분양률 등도 파악해야 한다.

하태원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