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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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으로 촉발된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아시아 금융시장까지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동결하고 진행 중인 자산 축소를 오는 9월 종료하겠다고 밝히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다. 발표 당일 미국 나스닥지수가 2.5% 하락한 것을 비롯해 다음 거래일에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조정받았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5~28일 2.7% 하락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독일, 유럽 등 주요 경제권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치를 밑돌고 미국에서 3개월물과 10년물 간 금리가 2007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역전되자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전망에 ‘투자 안전지대’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로 시중 금리가 하락하고, 올해 기업 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가가 하락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연초 반도체주 등이 급등하면서 시장이 강세를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낙폭을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은 사상 최고 수준이다. 배당주 외에 연초 장세에서 소외된 통신 등 경기방어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에 대한 지나친 우려보다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오재원 파트너는 “지금은 과거와 달리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이 매우 평탄화돼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기 쉬운 상황”이라며 “Fed가 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매입에 나서고 있어 실물 경기 악화로 연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