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북한에 울고 웃는’ 시멘트 제조사들을 주목하고 있다.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될 전망이어서 최근 조정을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세아시멘트는 지난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5500원(4.89%) 오른 11만8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청와대가 오는 11일에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연다고 발표하자 매수세가 몰렸다. 이날 올랐지만 이 회사 주가는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2월 28일 이후 한 달 동안 11.23% 하락했다. 이 기간 쌍용양회(-4.76%), 성신양회(-16.42%) 등 경쟁업체들도 약세였다.

전문가들은 시멘트주 투자자들이 북한과의 관계보다는 개선될 1분기 실적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겨울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시멘트 출하량이 증가했다는 진단이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지연됐던 공사들이 따뜻한 날씨 덕분에 조기 진행되면서 건설업계 비수기인 1분기에도 시멘트 업체들의 출하량이 늘었다”며 “쌍용양회는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한 325만t의 시멘트를 출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출하량 증가에 가격 인상과 원가 절감이 동반되면서 시멘트업계 수익성은 더욱 돋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작년 1분기 기준 t당 6만원대에 머무르던 시멘트 가격은 올 1분기에 7만원대까지 올라왔다.

김인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점유율 경쟁으로 억눌렸던 시멘트 가격이 정상화되고 있다”며 “2015년부터 작년까지 시멘트 업체 간 인수합병(M&A)이 진행돼 5대 시멘트사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주가의 변동성 확대 요인인 남북한 경제협력은 장기적인 기대 정도로 한정하라고 권고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북한발 수혜는 대북제재 해제 후에나 구체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