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베트남式 개혁 가능성 낮다…美경제, 내년부터 급격한 하향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 4일 개막
기조연설 맡은 모리스 옵스펠드 美 UC버클리 교수
기조연설 맡은 모리스 옵스펠드 美 UC버클리 교수
“억압적인 북한 정권이 베트남처럼 해외 자본을 적극 유치해 경제성장을 이뤄낼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모리스 옵스펠드 미국 UC버클리 교수(67·사진)는 3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한이 지금보다 더욱 개방적이고 성장 친화적인 경제 모델을 따르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이같이 말했다.
옵스펠드 교수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재직하며 IMF의 세계 경제 전망 등 모든 경제분석과 연구를 총괄한 인물이다. 그는 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이 오는 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여는 ‘제11회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GFC)’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한다.
“북한 핵 담판 낙관론은 경계해야”
옵스펠드 교수는 아시아 경제에 대해 “지금은 두 축인 중국과 일본 모두 성장세가 저하되고 있다”면서도 “북한의 비핵화가 성사된다면 이는 지역 경제가 다시 급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 진행 중인 ‘핵 담판’에 대해선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태도를 견지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면 북한은 급속히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며 북한에 베트남식(式) 개혁개방을 선택하라고 촉구했다. 옵스펠드 교수는 “문제는 억압적인 북한 정권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점에 있다”며 “협상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됐던 중국은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세계 경제 둔화 확실”
현재 세계 경제가 직면한 상황에 대해 옵스펠드 교수는 “여러 경제적·정치적 요인에 의해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점차 둔화하고 있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둔화하는 세계 경제가 조만간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할 수 있을지, 아니면 세계적 불황이 더욱 가속화할지 판단하는 건 어려운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작년 말 언론 인터뷰에서도 “2019년부터 미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기 시작해 감세 및 재정지출 효과가 완전히 사라지는 2020년에는 하향세가 더 급격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옵스펠드 교수는 세계 경제의 단기적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을 지목했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과 같은 무역정책 및 체제 관련 갈등은 국제적 투자와 수출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시장이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한 신속하고 지속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어려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IMF 재직 시절이던 지난해 7월 “중국이 환율을 조작했다는 증거는 없다”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제기한 환율조작 의혹을 공개적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옵스펠드 교수는…
모리스 옵스펠드 교수는 거시경제는 물론 국제무역과 통화정책 등의 연구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경제학자다. 미 펜실베이니아대를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를 거쳐 1979년 미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자본이동과 통화정책에 관한 논문으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케네스 로고프 미 하버드대 교수와 함께 쓴 《국제 거시경제학의 기초》,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 교수와 쓴 《국제경제학》 등은 경제학도의 필독서로 통한다.
현실 경제정책 입안에도 적극 참여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부임 이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2년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을 맡아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역협정과 에너지·환경정책 등을 조언했다.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일본은행 통화경제연구소 명예고문을 지내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는 등 아시아 경제에도 조예가 깊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 국제 콘퍼런스 참석차 방한해서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고령화를 거론하며 “인구통계학적 문제에 직면한 일부 국가는 부유한 국가가 되기 전에 고령 국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모리스 옵스펠드 미국 UC버클리 교수(67·사진)는 3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한이 지금보다 더욱 개방적이고 성장 친화적인 경제 모델을 따르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이같이 말했다.
옵스펠드 교수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재직하며 IMF의 세계 경제 전망 등 모든 경제분석과 연구를 총괄한 인물이다. 그는 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이 오는 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여는 ‘제11회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GFC)’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한다.
“북한 핵 담판 낙관론은 경계해야”
옵스펠드 교수는 아시아 경제에 대해 “지금은 두 축인 중국과 일본 모두 성장세가 저하되고 있다”면서도 “북한의 비핵화가 성사된다면 이는 지역 경제가 다시 급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 진행 중인 ‘핵 담판’에 대해선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태도를 견지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면 북한은 급속히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며 북한에 베트남식(式) 개혁개방을 선택하라고 촉구했다. 옵스펠드 교수는 “문제는 억압적인 북한 정권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점에 있다”며 “협상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됐던 중국은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세계 경제 둔화 확실”
현재 세계 경제가 직면한 상황에 대해 옵스펠드 교수는 “여러 경제적·정치적 요인에 의해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점차 둔화하고 있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둔화하는 세계 경제가 조만간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할 수 있을지, 아니면 세계적 불황이 더욱 가속화할지 판단하는 건 어려운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작년 말 언론 인터뷰에서도 “2019년부터 미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기 시작해 감세 및 재정지출 효과가 완전히 사라지는 2020년에는 하향세가 더 급격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옵스펠드 교수는 세계 경제의 단기적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을 지목했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과 같은 무역정책 및 체제 관련 갈등은 국제적 투자와 수출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시장이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한 신속하고 지속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어려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IMF 재직 시절이던 지난해 7월 “중국이 환율을 조작했다는 증거는 없다”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제기한 환율조작 의혹을 공개적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옵스펠드 교수는…
모리스 옵스펠드 교수는 거시경제는 물론 국제무역과 통화정책 등의 연구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경제학자다. 미 펜실베이니아대를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를 거쳐 1979년 미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자본이동과 통화정책에 관한 논문으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케네스 로고프 미 하버드대 교수와 함께 쓴 《국제 거시경제학의 기초》,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 교수와 쓴 《국제경제학》 등은 경제학도의 필독서로 통한다.
현실 경제정책 입안에도 적극 참여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부임 이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2년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을 맡아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역협정과 에너지·환경정책 등을 조언했다.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일본은행 통화경제연구소 명예고문을 지내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는 등 아시아 경제에도 조예가 깊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 국제 콘퍼런스 참석차 방한해서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고령화를 거론하며 “인구통계학적 문제에 직면한 일부 국가는 부유한 국가가 되기 전에 고령 국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