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쥔 中 푸단대 경제연구소장 "中지도부, 기존의 성장 모델 수정해야 한다는 인식 강해"
미·중 무역전쟁의 포화 속에서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소비의 1번지’로 변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이 경기 경착륙을 막고 금융시장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선 내수 시장 활성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이 오는 4일 개최하는 ‘2019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에서 연사로 나서는 장쥔 중국 푸단대 경제연구소장(사진)은 이메일 인터뷰에서 “중국 지도부는 보다 높은 질적 성장 단계로의 전환을 위해 기존 성장 모델을 수정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 소장은 서방 전문가들 사이에서 ‘중국 안팎의 경제 현상을 비교적 투명한 눈으로 볼 줄 아는 이코노미스트’로 통한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 등이 기고하는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의 필자로 활동 중이다. 2004년 전남대에서 방문교수로 강의한 적이 있어 한국 경제도 잘 아는 중국 학자로 꼽힌다.

미국과 중국은 당초 3월 1일까지였던 ‘90일 무역전쟁 휴전’ 기간을 연장하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대표단은 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제를 중단하고, 비관세 장벽을 철폐하기로 하는 등 양보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와 농축산물 시장 개방도 검토 중이다. 특히 그동안 소홀히 했던 지식재산권 보호도 약속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28일 보아오 포럼에서 “지식재산권을 한 번 침범하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이 같은 변화는 급속한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외국 자본 유치를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것이다. 눈높이가 높아진 자국 소비자들의 국내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동안의 저가품 대량 생산·수출전략은 한계에 부딪혔다는 게 중국 지도부의 판단이다.

장 소장은 “중국은 연간 6~6.5%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경기 부양책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며 “부작용이 따르는 인위적인 부양책 대신 내수시장의 역할을 더욱 확대할 것임을 분명히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지속적인 구조적 개혁과 개방적인 시장 접근은 중국의 보호산업 및 서비스 분야에 많은 사업 기회를 가져올 것”이라며 “중국의 이런 변화를 통해 세계 경제는 확실히 힘을 얻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