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중앙정보국(CIA) 부국장과 재무부 테러리즘·금융정보 차관을 지낸 데이비드 코언은 30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제재가 효과가 없는 이유'라는 제목의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지난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으로 철회한 대북제재가 전날의 재무부 발표 제재인지 아니면 재무부가 준비 중이던 추가제재인지 여전히 불분명하다면서 이렇게 트윗으로 정책이 바뀌는 상황이 미국의 혼란스러운 안보 프로세스를 반영하는 한편 제재 문제에 접근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폭넓은 문제도 노출한다고 지적했다.
코언 전 부국장은 "불분명하고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위해 광범위한 제재를 일방적으로 동원하는 것은 제재의 힘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제재의 타깃과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버리는 대통령의 기분에 따라 제재가 부과되고 철회되는 건 더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좋은 관계임을 부각하면서 사랑에 빠졌다는 표현을 썼던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코언 전 부국장은 제재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면서 제재가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분명하고 달성 가능한 정책 목표, 외교·경제지원·군사적 신호 등 다른 수단과의 병행, 정책 목표를 공유하는 국제적 파트너와의 상호보완 등 3가지가 필요하지만 대북제재에 있어 트럼프 행정부는 3가지 다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내세우기는 하지만 이를 추진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정책 목표가 분명치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중단시키고 자신만 직접 김 위원장과 협상 가능하다며 외교관들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등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정부 전체의 노력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더이상 북한으로부터의 핵 위협은 없다'고 언급한 뒤로 대북제재에 대한 국제적 지지가 약화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2일 충동적인 트윗으로 대북제재를 철회하면서 한층 약화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국제 무역과 금융을 달러가 지배하는 상황이 미국 정부의 제재를 힘 있게 하는 원천이었으나 점점 세계는 상호의존적으로 변하고 있고 현재 상당한 경제력을 보유한 국가가 미국의 제재를 피하려면 피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