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9조6000억원을 배당에 썼고,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도 모두 팔았다. 삼성전자는 향후 3년 동안의 잉여현금흐름(FCF·Free Cash Flow) 규모를 파악한 뒤 7월께 향후 3개년 주주환원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2018~2020년 주주환원 정책의 골자는 △배당을 대폭 확대하고 △FCF를 계산할 때 인수합병(M&A) 금액을 빼지 않으며 △FCF의 50%를 환원하는 방침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잉여현금흐름 파악…3개년 주주환원 방안 마련
삼성전자는 주주환원 정책의 중심을 배당에 두기로 하고,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는 작년 배당액을 전년보다 20% 늘어난 4조8000억원으로 계획했으나 이를 5조8000억원으로 늘렸다. 2017년 FCF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삼성전자가 FCF를 계산할 때 M&A 금액을 차감하지 않기로 한 건 두 가지 이유에서다. 대규모 M&A로 주주환원 재원이 줄어드는 걸 방지하겠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주주 환원 규모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측면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FCF의 50%를 환원하는 기준은 기존과 같다”면서 “하지만 M&A 금액이 빠지는 만큼 실질적인 주주환원 비율은 상향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또 1년 단위로 적용해온 ‘FCF의 50% 환원 기준’을 3년 단위로 적용키로 했다. 매년 FCF의 변동 수준에 따라 주주환원 규모가 급격히 변동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는 3년간 FCF의 최소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유지하되 배당을 집행한 후 남는 돈으로 추가적인 주주환원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4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했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는 주주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사항 심의와 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기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위원회 역할도 맡고 있다.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 강화와 이사회 독립성을 위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도 분리했다. 이를 통해 각 부문 최고경영자(CEO)들은 각자의 전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에 전념하고, 이사회는 중립적으로 경영현황을 평가토록 했다. 이사회가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기구로 운영되도록 한 것이다.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등 이사회 구성원도 다양화했다.

삼성전자는 또 2017년 2월부터 대외 후원금 운영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10억원이 넘는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은 이사회 의결을 거친 뒤 외부에 공개토록 했다. 또한 1000만원이 넘는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을 심의한 뒤 감사위원회에 보고하고 있다. 김기남 부회장은 올 주주총회에서 “임직원 모두 힘을 합쳐 주주와 사회, 임직원과 회사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