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글로벌 경기, 침체 빠지지 않을 것…반도체경기 회복세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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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일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 확산에 대해 "글로벌 경기가 다소 둔화되겠지만 침체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이에 4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미 국채 10년물과 3개월물 금리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역전된 데 이어 독일과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주요국에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달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에서 진행된 논의를 종합하면 글로벌 경기가 침체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었다는 전언이다.
장·단기금리 역전 현상에 대해 글로벌 경기침체의 전조란 해석과 경기 흐름 약화 속 시장 참가자들이 과민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는 해석이 맞붙고 있는 가운데 이 총재는 후자에 무게를 뒀다.
그는 "미국의 무역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줄지 않고 있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문제 등 정치적 리스크까지 더해져 주요국 경제여건은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면서도 "현재 시점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이어 "현재 기준금리는 중립금리 수준과 시중 유동성 상황 등에 비춰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라며 "금융 불균형 위험에 대한 경계를 아직 늦출 단계가 아니란 점에서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 경기에 대해서는 최근 들어 회복 시기와 속도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어 우려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근 반도체는 단가 하락과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 재고 조정 등으로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어닝 쇼크'를 예고한 상태다.
이 총재는 "지난해 4분기 이후 반도체 단가가 상당히 빠르게 하락하면서 수출과 매출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관련 전문기관의 전망을 종합하면 '일시적 조정국면을 거쳐 하반기 이후 회복'이란 견해가 다수지만 최근 '회복되더라도 조금 늦게, 속도도 더디게'란 견해가 나오고 있어 우려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근 국내 경제에 대해 "성장 흐름이 다소 완만해졌다"는 평가를 내리고 규제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노동시장의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유연성을 높이는 노력 등을 비롯해 과감하고 획기적인 규제혁신이 필요하다"며 "BIS 총재회의에서 핀테크(금융기술)를 주제로 논의한 당시 중국의 핀테크 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정부의 인내(거버먼트 페이션트)'가 꼽힌 바 있는데 이 같은 표현이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관련해 이 총재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4월 수정 경제 전망치에 반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4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바뀔 가능성이 낮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연임 1주년이자 취임 5주년을 맞은 이 총재는 향후 한은 경제연구원이 좀 더 정책 현안 위주로 연구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는 외부에서 폐쇄적이고 고립적인 한은의 모습이 '절간 같다'고 해서 '한은사(韓銀寺)'란 지적을 제기한 데 대한 이 총재의 답이다.
그는 "한은 경제연구원과 조사국 인사 교류 등을 통해 정책현안에 관심을 갖는 쪽으로 하겠다"며 "해외 주요국 중앙은행의 조사국 현황에 비춰 종래의 한은 경제연구원처럼 학문적인 연구소를 두고 있는 중앙은행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미 국채 10년물과 3개월물 금리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역전된 데 이어 독일과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주요국에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달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에서 진행된 논의를 종합하면 글로벌 경기가 침체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었다는 전언이다.
장·단기금리 역전 현상에 대해 글로벌 경기침체의 전조란 해석과 경기 흐름 약화 속 시장 참가자들이 과민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는 해석이 맞붙고 있는 가운데 이 총재는 후자에 무게를 뒀다.
그는 "미국의 무역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줄지 않고 있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문제 등 정치적 리스크까지 더해져 주요국 경제여건은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면서도 "현재 시점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이어 "현재 기준금리는 중립금리 수준과 시중 유동성 상황 등에 비춰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라며 "금융 불균형 위험에 대한 경계를 아직 늦출 단계가 아니란 점에서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 경기에 대해서는 최근 들어 회복 시기와 속도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어 우려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근 반도체는 단가 하락과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 재고 조정 등으로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어닝 쇼크'를 예고한 상태다.
이 총재는 "지난해 4분기 이후 반도체 단가가 상당히 빠르게 하락하면서 수출과 매출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관련 전문기관의 전망을 종합하면 '일시적 조정국면을 거쳐 하반기 이후 회복'이란 견해가 다수지만 최근 '회복되더라도 조금 늦게, 속도도 더디게'란 견해가 나오고 있어 우려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근 국내 경제에 대해 "성장 흐름이 다소 완만해졌다"는 평가를 내리고 규제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노동시장의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유연성을 높이는 노력 등을 비롯해 과감하고 획기적인 규제혁신이 필요하다"며 "BIS 총재회의에서 핀테크(금융기술)를 주제로 논의한 당시 중국의 핀테크 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정부의 인내(거버먼트 페이션트)'가 꼽힌 바 있는데 이 같은 표현이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관련해 이 총재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4월 수정 경제 전망치에 반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4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바뀔 가능성이 낮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연임 1주년이자 취임 5주년을 맞은 이 총재는 향후 한은 경제연구원이 좀 더 정책 현안 위주로 연구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는 외부에서 폐쇄적이고 고립적인 한은의 모습이 '절간 같다'고 해서 '한은사(韓銀寺)'란 지적을 제기한 데 대한 이 총재의 답이다.
그는 "한은 경제연구원과 조사국 인사 교류 등을 통해 정책현안에 관심을 갖는 쪽으로 하겠다"며 "해외 주요국 중앙은행의 조사국 현황에 비춰 종래의 한은 경제연구원처럼 학문적인 연구소를 두고 있는 중앙은행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