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오시티' 입주 마감…410가구 잔금 못냈다
약 1만 가구가 한꺼번에 입주해 ‘잔금 대란’ 우려를 샀던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사진) 계약자의 약 95%가 마감일까지 잔금을 완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이 단지는 이날 기준 총 9510가구 중 임대가구(1401가구)와 보류지 등을 제외한 8101가구 가운데 7688가구가 잔금을 냈다. 잔금을 내지 못한 가구는 410가구다. 작년 ‘9·13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등에 따라 대출 길이 좁아진 데다 최근 거래절벽으로 집을 팔기도 어려워지면서 제때 잔금을 마련하지 못한 이들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면적이 클수록 잔금 완납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용면적 49·59㎡는 계약자의 97~98%가, 전용 84㎡는 93%가 잔금을 냈으나 전용 110㎡는 766가구 중 80%(611가구)만 잔금 납부를 마쳤다. 전용 110㎡는 516가구가 일반분양됐다. 당시 분양가는 9억4890만~11억3620만원이었다. 잔금은 분양가의 30% 정도로 약 2억8500만~3억5000만원 선이다. 전용 130㎡는 135가구 중 112가구(83%)만 잔금을 냈다.

인근 K부동산 대표는 “조합원 분양분 중 전용 84㎡ 이하 대부분은 추가 분담금이 없어 중도금이나 잔금 대출 부담도 없었다”며 “반면 대형 주택형은 조합원의 경우 추가 분담금이 있고 일반분양을 받은 사람이 내야 할 금액도 큰 편이라 잔금 납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일대 부동산업계에선 잔금 납부기간 이후까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가격을 확 내린 전세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냥 버티면 높은 연체 이자율을 감당해야 하는 데다 최악의 경우 분양계약이 해지될 가능성도 있어서다. 이 단지 연체 이자율은 연 7.96% 이상으로 시중은행 이자율보다 높다.

일정기간 잔금을 못낼 경우 분양계약이 해지될 수도 있다. 최근 다른 강남권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 루체하임’(일원현대 재건축)은 잔금을 미납한 8가구에 입주기간 종료 3개월 후인 오는 14일부터 분양계약을 해지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

기존 잔금 미납 가구 중 일부는 임차인을 들인 뒤 잔금을 납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헬리오시티 입주관리대행사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기준 잔금 미납 가구 중 164가구가 임대차 계약 후 잔금을 납부할 것이라고 알렸다”고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잔금 미납 가구는 입주기간 완료 직후부터 잔금에다 고금리 이자까지 내야 해 부담이 늘어난다”며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면 더 싼 가격에 급전세를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헬리오시티는 HDC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이 가락시영 아파트를 재건축해 84개 동 규모로 조성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