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당국에 "남북관계 신중론, 美·보수패당 압력에 굴복 행위"
北매체, 한미훈련 비난…"북미성명·남북선언 이행에 찬물"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들은 2일 한미가 지난달 공중과 해상에서 벌인 훈련에 날 선 반응을 보이며 한미연합훈련을 거듭 비난했다.

북한의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일 '서푼짜리 힘자랑으로 얻을 것은 세인의 조소와 비난뿐이다'라는 제목의 개인 필명 논평에서 "최근 미국과 남조선 군부가 공중과 해상에서 연합훈련들을 강행하며 우리에 대한 군사적 압박에 매달리고 있다"며 한미 공군의 '퍼시픽선더' 훈련, 미국 버솔프 경비함(WMSL-750·4천500t급)의 제주입항에 이은 한국 해경정과 연합 해상검문검색 훈련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모처럼 마련된 긴장 완화 분위기를 파괴하려는 위험한 군사적 도발이며 조선반도(한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기로 확약한 싱가포르 조미(북미) 공동성명과 북남선언들의 이행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 '메아리'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펼치며 "오늘날 조선반도의 정세가 다시금 악화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세계 앞에서 한 약속을 줴버리고(깨버리고) 군사적 도박을 강행한 도발자들이 지게 될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한미 공군은 지난달 18∼29일 임무 수행 중 비상탈출한 조종사를 구조하는 퍼시픽선더 훈련을 벌였고, 미국 해안경비대(USCG) 소속 버솔프 경비함은 같은달 25일 제주민군복합항에 입항해 28일 한미 해경정과 검문검색 연합훈련을 진행했다.

북한은 선전 매체를 내세워 방어적 성격의 한국군 단독훈련과 축소된 한미연합훈련에 여전히 반발하고 있지만, 과거 이들 훈련에 대해 군 성명 등을 통해 원색적 비난과 위협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한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막중한 책무를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거론하며 "남조선 당국이 민족자주 정신과 주견도 없이 미국과 보수세력의 눈치만 보면서 북남관계에서 계속 우유부단한 태도를 취한다면 스스로 각 계층 민심과 온 겨레의 버림을 받는 비극적인 결과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의 오늘'도 이날 논평에서 청와대, 통일부, 외교부 등을 거론하며 "남조선 당국이 힘들게 마련한 북남관계개선흐름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대신 또다시 방해꾼들의 압력에 못이겨 '북남관계 신중론'을 운운하는 것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북남선언 이행에 대한 책임회피, 북남관계개선을 막아보려는 미국과 보수패당의 압력에 공공연히 굴복하는 행위"라며 "이행에 책임있는 당사자로서 중대한 역사적 시기에 자기의 막중한 책무를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