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게 자산관리를 하려면 전 생애에 걸쳐 재무설계를 짜는 게 중요하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생애 주기에 따른 재무설계야말로 필수적인 재테크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민·신한·KEB하나·우리·농협 등 5개 은행의 대표 프라이빗뱅커(PB)에게 각 연령대에 챙겨야 할 재무설계 조언 및 추천 상품을 들어봤다.
20~30대, 금리 높은 예·적금…40~50대, 中위험 투자상품 늘려라
20~30대부터 연금 포트폴리오 짜야

스스로 돈을 모아본 경험이 많지 않은 20~30대는 이자율이 높은 적금이나 예금 위주로 자금을 모으는 것이 좋다. 최재산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 부부장은 “20~30대 때 필수로 가입해야 할 상품은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계좌”라며 “IRP는 연금저축 400만원을 포함해 최대 7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김혜령 KEB하나은행 은퇴설계센터 선임연구원도 “20~30대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기 때문에 소득에 적용되는 세율이 낮다”며 “IRP나 연금저축 같은 세액공제 상품부터 챙기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20~30대 때부터 노후연금 자산을 꼼꼼히 준비하라는 당부도 뒤따랐다. 김현정 우리은행 본점영업부 PB팀장은 “65세 은퇴 시 140만원대의 개인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매월 50만원씩 30년 동안 종신형 구조의 연금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형리 농협은행 WM연금부 차장은 “20대엔 월급의 50%를 선(先)저축하고, 10%는 보험에 가입하는 게 좋다”며 “주택 마련을 위한 주택청약저축은 반드시 가입하라”고 조언했다.

투자 비중 늘려야 할 40~50대

20~30대, 금리 높은 예·적금…40~50대, 中위험 투자상품 늘려라
40~50대엔 투자상품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려 은퇴 후 재무설계를 위한 자산을 쌓아야 한다. 곽재혁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전문위원은 “자산의 투자수익률을 정기예금보다 2~3%가량 높이는 자산배분 전략이 필요하다”며 “주식·채권 비중을 균형있게 가져가는 동시에 부동산·구조화증권 등 대체투자상품도 눈여겨보라”고 말했다.

최 부부장은 “금융시장 환경을 지켜보면서 펀드나 주식 비중을 늘려 운용해보면 좋을 것”이라며 “보수적인 투자 성향이라면 ELS 상품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투자를 할 때는 긴급 필요자금 외 여유자금으로 3~5년 정도 시장을 보고 하는 게 좋다. 김 팀장은 “원화 자산으로 집중돼 있다면 달러로 통화를 분산하라”며 “리스크 발생 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투자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방어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투자자산을 목표별로 쪼개서 그 목표에 최적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목적기반 투자’를 추천했다. 예컨대 노후대비를 위한 자금 중 관리비, 식비 등 기초생활비처럼 꼭 지켜야 하는 부분은 우량등급 국채나 예금에 넣어두고, 여유생활비를 위한 자산은 ETF나 인덱스펀드를 활용한 글로벌 주식, 고수익채권으로 운용하라는 얘기다.

아울러 질병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보유하고 있는 보험의 보장 부분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 보유하고 있는 보험의 보장기간이 100세로 돼 있는지, 실손의료보험은 가입돼 있는지, 간병보험은 가입돼 있는지 등에 대해서다. 김 차장은 “은퇴 후 생활을 위해 연금상품을 점검한 뒤 금액 증액을 고려해보라”며 “국민연금과 연금상품으로 노후의 기본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도록 설계해두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은퇴 후엔 현금흐름 중요

은퇴 후에는 그동안 모아둔 자산을 가지고 30년 이상 생활을 유지하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거래하는 은행의 PB와 재무설계 상담을 해보는 것이 좋다. 김 팀장은 “매월 이자와 원금을 수령하는 구조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매월 현금흐름을 발생시키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최 부부장은 “생활비가 모자란다면 매월 이자 수령이 가능한 월쿠폰 지급형 ELT 또는 즉시연금 상품으로 보충하면 된다”며 “은행 상품을 선호한다면 원금과 이자가 매월 동일하게 지급되는 연금예금 상품이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 전문위원은 “이자나 배당으로 생활자금 창출이 가능한 인컴형 투자상품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전했다.

금융자산 대신 아파트, 주택 등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은퇴자의 경우 주택연금 상품을 이용해 현금흐름을 만들 수도 있다. 은퇴 후 생활자금이 부족한 경우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 제도를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 이 밖에 60세 이상이 추가로 가입할 만한 금융상품으로는 간병보험이 꼽혔다. 거동이 불편해질 때를 대비할 필요가 있어서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