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 경제학자 페이 교수 "통제 완화해야 진정한 개혁"
"中, 무역전쟁에도 개혁 안 해…최악 경기침체 덮칠 수도"
미국과의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진정한 개혁을 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가 중국을 덮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출신의 저명한 정치경제학자인 민신 페이 미국 클레어몬트 매케나대학 교수는 전날 홍콩에서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페이 교수는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상황을 바로잡을 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미국산 제품 구매를 확대하고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는 등 일부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이것이 중국 경제를 구조적으로 개선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가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인데도 중국은 이러한 사이클을 피하려고 애쓴 나머지 많은 왜곡을 불러오고 말았다"며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으며, 불황은 언젠가는 찾아오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황을 늦추려고 애쓸수록 그 대가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다음번 침체는 중국 역사상 최악의 침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불황을 피하고자 경제개혁을 늦추면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부채 증대에 치중한 나머지 경제 전반의 왜곡과 거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페이 교수는 중국 정부가 경제에 대한 통제 완화와 국유기업 개혁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정치적 변화를 감수할 준비가 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대외적 개방은 물론 기업가들을 위한 대내적 개방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정치적 통제를 유지하고자 하는 정치 논리가 모든 것을 압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페이 교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연초부터 강조한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지켜내야 할 건 지켜내야 한다'는 논리가 이러한 통제 위주의 사고방식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나라가 더 가난해지더라도 나는 통제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대해서는 "무역협상이 양국 관계를 단기적으로 개선할 수는 있어도, 두 강대국의 경쟁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