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달 오픈마켓 11번가를 통해 11대의 신형 코란도를 판매했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계약금 300만원을 결제하면 다음날 쌍용차 본사 영업팀을 통해 바로 본계약이 진행되는 방식이었다. 차량 예약자를 일선 대리점으로 연결해주는 방식이 아닌 본사가 직접 온라인으로 차량 판매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쌍용차는 신형 코란도의 출시 전 사전계약도 11번가와 협력해 실시했다. 1주일 간 진행된 사전계약에 600여 명이 몰리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홈쇼핑업체들도 앞다퉈 완성차 판매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달 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자동차 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3월 TV홈쇼핑에서도 국산차를 판매할 수 있도록 보험감독규정이 개정되면서 CJ오쇼핑과 GS홈쇼핑에 이어 현대홈쇼핑도 차량 판매 준비를 마친 것이다. CJ오쇼핑은 지난해 르노삼성자동차와 협력해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TV홈쇼핑을 통해 판매하기도 했다.
해외에선 온라인 차량 판매가 특이한 일이 아니다. 현대·기아자동차도 해외 시장에선 적극적으로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 중 최초로 아마존에 디지털 쇼룸을 열고, 온라인으로 차를 사는 소비자들을 위해 별도의 차량 보증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업계에선 2025년 세계 온라인 자동차 판매 시장이 45억달러(약 5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15년새 8배 이상 커진 것이다.
유독 한국에서 비대면 자동차 판매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는 판매노동조합의 반대 때문이다. 노조는 대리점 영업사원의 판매 실적 악화를 이유로 온라인 및 TV홈쇼핑을 통한 자동차 판매를 막고 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는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판매 가격도 낮출 것”이라며 “노조의 밥그릇 챙기기가 자동차 유통 구조의 선진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