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엑소더스'…금융회사 수백개·1000조원 영국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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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험·자산운용 등 EU 재정착…5천400여곳 고립 우려
더블린·룩셈부르크 등 수혜…이산가족화·업종별 거점 난립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두고 대탈출극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이 EU와 향후 관계에 합의하지 못한 채 결별하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면서 도피가 더 급박해지는 분위기다.
자본시장 공익을 연구하는 영국의 싱크탱크 뉴파이낸셜은 2일 '브렉시트에 대한 은행·금융산업의 대응 방식 분석' 보고서를 통해 금융기업들의 전략을 폭넓게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6월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한 이후 대응에 나선 은행과 다른 금융기업은 노출된 곳들만 269곳에 달했다.
이들 기업의 대응 방식은 ▲기업의 일부를 떼어 옮기기 ▲일부 직원의 파견 ▲EU 권역에 새 법인 설립 등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대다수인 250곳은 EU에 거점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했고, 210곳 이상은 EU 내부에 아예 새로 법인을 세우기 위해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된 은행들은 대략 8천억 파운드(약 1천188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EU로 옮겼거나 옮기는 과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사들도 수백억 파운드(수십조원)의 자산을 이전하고 자산운용사들도 이미 650억 파운드(약 97조원)의 펀드를 옮긴 것으로 집계됐다.
EU 권역에 새 법인을 설립하고 직원 수백명과 자산 수천억 파운드를 옮긴 기업으로는 바클레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같은 대형금융회사들이 있다.
다른 한편에서 작은 헤지펀드나 자산운용사들은 아일랜드나 룩셈부르크 같은 곳에 사무실을 차리고 소수 직원을 전근시키거나 현지에서 직원 채용에 나서고 있다.
런던에 몰려 금융 특구를 메우던 이들 금융기업은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지로 흩어졌다.
그 과정에서 보험 거점은 아일랜드 더블린, 자산운용 거점은 룩셈부르크에 두는 아비바처럼 '이산가족'이 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영국에 있던 금융기업들이 재정착 목적지로 가장 많이 찾은 곳은 30%의 선택을 받은 더블린이었다.
룩셈부르크(18%), 파리, 프랑크푸르트(이상 12%), 암스테르담(10%), 스페인 마드리드(4%), 벨기에 브뤼셀(3%), 스웨덴 스톡홀름(1%) 등이 뒤를 이었다.
브렉시트 탈출극에 따라 유럽 금융의 업종별 거점이 새로 생겨나는 현상도 예고됐다.
더블린은 자산운용, 보험, 헤지펀드 등에서 가장 많은 기업을 유치해 최대 수혜지로 주목됐다.
프랑크푸르트는 은행과 투자은행에서, 암스테르담은 복합금융회사에서 가장 많은 기업을 영국에서 가져갔다.
이 같은 사분오열 엑소더스는 브렉시트에 따라 영국이 자본·노동·재화·서비스가 장벽 없이 오가는 EU 단일시장에서 이탈하기 때문에 빚어진 사태다.
영국은 EU의 사법체계에서 독립하고 EU와 맞닿은 국경을 통제할 권한을 획득하기 위해 브렉시트를 선택했다.
EU 지도부가 유리한 조건만 챙기는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견지한 까닭에 영국은 EU 회원국으로 누리던 기존 권익을 상당 부분 포기할 형국이다.
뉴파이낸셜은 이번에 소개된 금융권의 실태가 상당히 보수적으로 집계된 것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발표나 연구, 보도 등으로 계획이 노출되지 않은 기업이 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전략을 공개하지 않는 기업들도 많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브렉시트의 영향을 따진 것으로는 가장 포괄적인 분석이지만 현실에서는 그 숫자가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 브렉시트 혼선이 가라앉고 소재지의 규제기관들이 더 많은 현지 활동을 요구하게 되면 업체, 직원, 산업의 실상을 대변하는 숫자들이 상당히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2017년 현재 영국에서 EU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사업하는 '패스포팅 권한'을 지닌 금융기업은 5천400여개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들 기업은 영국과 EU의 합의나 최소한의 양해각서(MOU)가 없으면 EU에 따로 법인을 세워야 하는 처지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더블린·룩셈부르크 등 수혜…이산가족화·업종별 거점 난립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두고 대탈출극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이 EU와 향후 관계에 합의하지 못한 채 결별하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면서 도피가 더 급박해지는 분위기다.
자본시장 공익을 연구하는 영국의 싱크탱크 뉴파이낸셜은 2일 '브렉시트에 대한 은행·금융산업의 대응 방식 분석' 보고서를 통해 금융기업들의 전략을 폭넓게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6월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한 이후 대응에 나선 은행과 다른 금융기업은 노출된 곳들만 269곳에 달했다.
이들 기업의 대응 방식은 ▲기업의 일부를 떼어 옮기기 ▲일부 직원의 파견 ▲EU 권역에 새 법인 설립 등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대다수인 250곳은 EU에 거점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했고, 210곳 이상은 EU 내부에 아예 새로 법인을 세우기 위해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된 은행들은 대략 8천억 파운드(약 1천188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EU로 옮겼거나 옮기는 과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사들도 수백억 파운드(수십조원)의 자산을 이전하고 자산운용사들도 이미 650억 파운드(약 97조원)의 펀드를 옮긴 것으로 집계됐다.
EU 권역에 새 법인을 설립하고 직원 수백명과 자산 수천억 파운드를 옮긴 기업으로는 바클레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같은 대형금융회사들이 있다.
다른 한편에서 작은 헤지펀드나 자산운용사들은 아일랜드나 룩셈부르크 같은 곳에 사무실을 차리고 소수 직원을 전근시키거나 현지에서 직원 채용에 나서고 있다.
런던에 몰려 금융 특구를 메우던 이들 금융기업은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지로 흩어졌다.
그 과정에서 보험 거점은 아일랜드 더블린, 자산운용 거점은 룩셈부르크에 두는 아비바처럼 '이산가족'이 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영국에 있던 금융기업들이 재정착 목적지로 가장 많이 찾은 곳은 30%의 선택을 받은 더블린이었다.
룩셈부르크(18%), 파리, 프랑크푸르트(이상 12%), 암스테르담(10%), 스페인 마드리드(4%), 벨기에 브뤼셀(3%), 스웨덴 스톡홀름(1%) 등이 뒤를 이었다.
브렉시트 탈출극에 따라 유럽 금융의 업종별 거점이 새로 생겨나는 현상도 예고됐다.
더블린은 자산운용, 보험, 헤지펀드 등에서 가장 많은 기업을 유치해 최대 수혜지로 주목됐다.
프랑크푸르트는 은행과 투자은행에서, 암스테르담은 복합금융회사에서 가장 많은 기업을 영국에서 가져갔다.
이 같은 사분오열 엑소더스는 브렉시트에 따라 영국이 자본·노동·재화·서비스가 장벽 없이 오가는 EU 단일시장에서 이탈하기 때문에 빚어진 사태다.
영국은 EU의 사법체계에서 독립하고 EU와 맞닿은 국경을 통제할 권한을 획득하기 위해 브렉시트를 선택했다.
EU 지도부가 유리한 조건만 챙기는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견지한 까닭에 영국은 EU 회원국으로 누리던 기존 권익을 상당 부분 포기할 형국이다.
뉴파이낸셜은 이번에 소개된 금융권의 실태가 상당히 보수적으로 집계된 것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발표나 연구, 보도 등으로 계획이 노출되지 않은 기업이 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전략을 공개하지 않는 기업들도 많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브렉시트의 영향을 따진 것으로는 가장 포괄적인 분석이지만 현실에서는 그 숫자가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 브렉시트 혼선이 가라앉고 소재지의 규제기관들이 더 많은 현지 활동을 요구하게 되면 업체, 직원, 산업의 실상을 대변하는 숫자들이 상당히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2017년 현재 영국에서 EU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사업하는 '패스포팅 권한'을 지닌 금융기업은 5천400여개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들 기업은 영국과 EU의 합의나 최소한의 양해각서(MOU)가 없으면 EU에 따로 법인을 세워야 하는 처지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