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大國은 서로 협력해야"…트럼프에 화해 메시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과 미국은 대국으로서 세계의 전략적 안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모두 특별한 책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3~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미·중 5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2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전직 국제기구 및 국가 지도자들로 구성된 ‘디 엘더스’ 그룹(원로회) 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시 주석은 “중·미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라며 “대국 간 화목하고 서로 충돌·대립하지 않으며 상호 존중하면서 협력·상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같은 방향으로 가면서 분쟁을 처리하고 협력을 확대해 세계에 더 많은 확실성과 예측성을 제공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미국과 5차 무역협상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협상 타결을 촉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양국 협상단은 지난달 28~29일 베이징에서 4차 무역협상을 벌였다.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워싱턴DC를 방문해 4일까지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시 주석은 미국의 일방주의를 우려하며 다자주의의 중요성과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많은 국가가 일방주의의 충격을 걱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제사회는 다자주의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주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일대일로가 다자주의와 국제협력에 중요한 공헌을 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디 엘더스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2007년 제의해 창설된 자문기구다. 각국의 전 정부 및 국제기구 수장이 참여한다. 이날 만남에는 반 전 총장을 비롯해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에르네스토 세디요 전 멕시코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