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일자리 막는 '3대 족쇄'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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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조 예산 투입에도 고용 한파 더 거세져
공짜로 일자리 늘릴 수 있는 규제 혁파와
노동시장 개혁 등에 온 힘을 다해야 할 때
권태신 <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
공짜로 일자리 늘릴 수 있는 규제 혁파와
노동시장 개혁 등에 온 힘을 다해야 할 때
권태신 <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
“미세먼지와 일자리 문제의 공통점이 뭔지 아십니까? 우리 숨을 막히게 하는 심각한 문제지만, 뚜렷한 해법이 없다는 겁니다.” 한 지인이 답답함을 토로한 말이다.
최근 미세먼지와 함께 일상화된 뉴스가 ‘일자리 한파’다. 지난 2월 체감 실업률은 13.4%로 역대 최악이었다. 청년들의 체감 실업률은 24.4%로 4명 중 1명이 실업 상태였다. 생산가능인구가 줄면 기존 일자리만 지켜도 실업률이 감소할 텐데, 그마저도 못했나 보다. 정부가 54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했지만, 올바른 해법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한국만 일자리 한파라는 사실이 더 안타깝다. 작년 미국의 실업률은 3.7%로 49년 만에, 일본은 2.3%로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에선 실업수당 신청 창구의 줄이 점점 짧아지는데, 한국에선 점점 길어지고 있으니 마음이 참담하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세계 경제와 반대로 이렇게 불황을 겪었던 적이 있나 싶다.
대외 문제가 아니라면, 결국 문제는 우리에게 있다. 해법도 있다. 선진국처럼 일자리가 생길 수 있도록 경제 활력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최소한 ‘일자리 막는 3대 족쇄’만이라도 풀기를 제안한다.
첫 번째 족쇄는 규제다. 한국의 규제 부담은 악명이 높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정부 규제가 기업활동에 초래하는 부담’ 항목(순위가 낮을수록 부담이 큼)에서 한국은 140개국 중 79위로 중국(18위)에 한참 뒤처진다. 세계 100대 혁신 사업 중 57개 사업이 한국에선 불가능하다는 보고서도 있다. 자원 없고, 인건비 비싸고, 세율 높고, 내수시장도 작은 나라가 이렇게 규제마저 세니 누가 한국에 투자하겠는가.
최소한 한국에만 있는 규제라도 풀어야 한다. 대주주라는 이유로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규제, 기업이 크다는 이유로 투자와 거래를 제한하는 규제, 수도권에 투자를 제한하는 규제 등 손으로 꼽기 어려울 만큼 많다. 규제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개선해도 성장률이 1.6%포인트 높아지고, 고용이 30만명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하니 과감한 규제개혁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될 것이다.
두 번째 족쇄는 노동시장이다. 국제경영개발원(IMD)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시장 경쟁력은 63개국 중 53위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의 노동시장 경직성 문제를 지적했다. 강성노조는 수시로 폭력과 불법 점거를 일삼지만,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됐다는 기사는 찾기 어렵다. 오히려 기업인과 공무원들이 노조 눈치만 살핀다는 이야기만 들린다. 최저임금은 최근 2년간 50% 폭등했다. 하지만 노동생산성은 하위권을 맴돈다. 세르지오 호샤 전 한국GM 사장은 한국의 임금은 세계 최고지만, 생산성은 한참 떨어진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생존을 위해 노동시장을 개혁해야 한다. 사업이란 늘 호황과 불황의 부침이 있는데, 무조건 고용을 보장하라고 하면 기업이 어떻게 과감하게 채용하겠는가. 더구나 인건비도 비싸다. 그러니 일손이 부족해도 웬만하면 기존 인력을 활용하거나 아예 사업을 접기도 한다. 이는 근로자에게도 손해다. 건전한 노사관계를 위해 공권력도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행위는 노동운동이 아니라 범죄일 뿐이다.
세 번째 족쇄는 특혜론이다. 한국 기업들은 해외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 미국 조지아주에 17억달러를 투자하는 SK이노베이션은 공장부지 112만㎡를 20년간 공짜로 제공받고, 전력·상하수도·도로 등 인프라와 인력 훈련까지 지원받는다. 베트남에 투자한 삼성전자도 4년간 법인세 면제, 12년간 감세, 12억달러 규모의 고속도로 건설 등을 지원받았다. 우리로선 상상도 못할 일이다. 만일 우리 정부가 같은 혜택을 제공한다면 어땠을까. 재벌 특혜 같은 비판과 여러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혜택은 고사하고, 투자 자체가 무산될 것이다. 이는 결국 투자 가뭄과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뿐이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투자 유치 전쟁 중이다. 더 이상 투자에 대한 혜택을 특혜론 같은 색안경을 끼고 보기보다 박수 치는 현명함이 필요한 때다.
정책당국자 분들께 부탁한다. 지금은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다. 일자리 한파를 극복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야 한다. 다행히 세 가지 족쇄를 푸는 데 비용이 들지 않는다. 공짜다. 주저할 이유가 없다.
최근 미세먼지와 함께 일상화된 뉴스가 ‘일자리 한파’다. 지난 2월 체감 실업률은 13.4%로 역대 최악이었다. 청년들의 체감 실업률은 24.4%로 4명 중 1명이 실업 상태였다. 생산가능인구가 줄면 기존 일자리만 지켜도 실업률이 감소할 텐데, 그마저도 못했나 보다. 정부가 54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했지만, 올바른 해법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한국만 일자리 한파라는 사실이 더 안타깝다. 작년 미국의 실업률은 3.7%로 49년 만에, 일본은 2.3%로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에선 실업수당 신청 창구의 줄이 점점 짧아지는데, 한국에선 점점 길어지고 있으니 마음이 참담하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세계 경제와 반대로 이렇게 불황을 겪었던 적이 있나 싶다.
대외 문제가 아니라면, 결국 문제는 우리에게 있다. 해법도 있다. 선진국처럼 일자리가 생길 수 있도록 경제 활력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최소한 ‘일자리 막는 3대 족쇄’만이라도 풀기를 제안한다.
첫 번째 족쇄는 규제다. 한국의 규제 부담은 악명이 높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정부 규제가 기업활동에 초래하는 부담’ 항목(순위가 낮을수록 부담이 큼)에서 한국은 140개국 중 79위로 중국(18위)에 한참 뒤처진다. 세계 100대 혁신 사업 중 57개 사업이 한국에선 불가능하다는 보고서도 있다. 자원 없고, 인건비 비싸고, 세율 높고, 내수시장도 작은 나라가 이렇게 규제마저 세니 누가 한국에 투자하겠는가.
최소한 한국에만 있는 규제라도 풀어야 한다. 대주주라는 이유로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규제, 기업이 크다는 이유로 투자와 거래를 제한하는 규제, 수도권에 투자를 제한하는 규제 등 손으로 꼽기 어려울 만큼 많다. 규제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개선해도 성장률이 1.6%포인트 높아지고, 고용이 30만명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하니 과감한 규제개혁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될 것이다.
두 번째 족쇄는 노동시장이다. 국제경영개발원(IMD)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시장 경쟁력은 63개국 중 53위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의 노동시장 경직성 문제를 지적했다. 강성노조는 수시로 폭력과 불법 점거를 일삼지만,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됐다는 기사는 찾기 어렵다. 오히려 기업인과 공무원들이 노조 눈치만 살핀다는 이야기만 들린다. 최저임금은 최근 2년간 50% 폭등했다. 하지만 노동생산성은 하위권을 맴돈다. 세르지오 호샤 전 한국GM 사장은 한국의 임금은 세계 최고지만, 생산성은 한참 떨어진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생존을 위해 노동시장을 개혁해야 한다. 사업이란 늘 호황과 불황의 부침이 있는데, 무조건 고용을 보장하라고 하면 기업이 어떻게 과감하게 채용하겠는가. 더구나 인건비도 비싸다. 그러니 일손이 부족해도 웬만하면 기존 인력을 활용하거나 아예 사업을 접기도 한다. 이는 근로자에게도 손해다. 건전한 노사관계를 위해 공권력도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행위는 노동운동이 아니라 범죄일 뿐이다.
세 번째 족쇄는 특혜론이다. 한국 기업들은 해외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 미국 조지아주에 17억달러를 투자하는 SK이노베이션은 공장부지 112만㎡를 20년간 공짜로 제공받고, 전력·상하수도·도로 등 인프라와 인력 훈련까지 지원받는다. 베트남에 투자한 삼성전자도 4년간 법인세 면제, 12년간 감세, 12억달러 규모의 고속도로 건설 등을 지원받았다. 우리로선 상상도 못할 일이다. 만일 우리 정부가 같은 혜택을 제공한다면 어땠을까. 재벌 특혜 같은 비판과 여러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혜택은 고사하고, 투자 자체가 무산될 것이다. 이는 결국 투자 가뭄과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뿐이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투자 유치 전쟁 중이다. 더 이상 투자에 대한 혜택을 특혜론 같은 색안경을 끼고 보기보다 박수 치는 현명함이 필요한 때다.
정책당국자 분들께 부탁한다. 지금은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다. 일자리 한파를 극복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야 한다. 다행히 세 가지 족쇄를 푸는 데 비용이 들지 않는다. 공짜다. 주저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