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최근 중국 정부가 면세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한국 면세산업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 면세점들이 높은 가격 경쟁력과 상품 소싱 능력을 앞세워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어 국내 면세산업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 면세점의 화장품 판매가격이 중국 면세점보다 30% 가량, 중국 소매점에 비해는 50% 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NH투자증권이 글로벌 유통채널 각 사 웹사이트에서 화장품 실구매가를 비교한 바에 따르면 에스티로더 갈색병 에센스(50ml)의 경우 롯데면세점에서 8만8134원에,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에서 각각 8만9181원과 7만4469원에 판매됐다. 한국 면세점의 경우 기본 회원등급 기준 할인율을 적용했다. 적립금 사용가능 상품은 모두 사용했다.

이는 중국 최대 면세점 CDFG 판매가 11만1875원보다 각각 21.22%, 20.29%, 33.44% 저렴한 가격이다. 중국 T몰에서 정품인증 판매자가 업로드한 품목 중 최저가인 15만943원보다는 50.66% 낮았다.

LG생활건강 후 비첩 자생 에센스 2종 세트도 신세계면세점에서 10만9513원에 판매되고 있는 반면 중국 CDFG에서는 37% 이상 높은 17만4028원에 판매됐다. 중국 세포라보다는 50% 가량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진설수(125ml) 역시 국내 면세점 판매가가 CDFG나 세포라 보다 40~50%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에스티로더의 더블웨어 스테이-인-플레이스(30ml)도 마찬가지였다.
[리테일+] "에스티로더 30~50% 저렴"…한국 면세점이 잘나가는 이유
가격 차이가 큰 것은 중국이 화장품에 대해 수입관세, 증치세, 소비세 등 30% 가량의 세금을 부과하는데다, 독과점이나 다름없는 중국 CDFG와 달리 10개 이상의 면세사업자들의 경쟁이 치열해 할인이나 마케팅 판촉도 매우 활발하기 때문이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면세시장이어서 국내 면세점들은 대다수의 브랜드들에 대해 바잉파워를 확보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들은 본사에서 적극적으로 할인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국내 면세점들의 상품 소싱능력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중국 CDFG의 경우, 온라인 몰이기는 하지만 화장품 입점 브랜드가 32개에 불과하다. 반면 한국면세점들의 경우 기업 당 스킨케어는 400개 이상, 메이크업은 300개 이상의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이같은 강점에 힘입어 한국 면세점들의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면세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상품경쟁력과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한국과 차이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당분간 양국의 점유율 격차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 리셀러들이 기업화되면서 물량을 대량으로 매입하고 있다"며 "최근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이 한국 면세를 전략채널로 지정해 물량 배분을 늘리면서 품절현상이 완화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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