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새 수익 158%↑…"공청기·정수기 등 사기엔 부담, 사후관리 필요한 新가전 위주"

LG전자가 생활가전 렌털(임대)사업으로 지난해 거둔 수익이 3천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가전제품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진출했던 임대사업이 톡톡히 실적 효자 노릇을 하는 셈이다.

3일 LG전자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가 가전제품 임대사업으로 거둔 수익은 총 2천924억2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가전제품 임대사업 수익은 1천134억3천200만원, 재작년 수익은 1천605억4천500만원이었다.

불과 2년 사이에 수익이 약 158% 급증한 셈이다.

현재 LG전자가 임대하는 가전제품은 공기청정기, 정수기, 건조기, 전기레인지, 스타일러(의류관리기), 안마의자, 얼음정수기 냉장고 등 총 7가지다.

LG전자는 지난 2009년부터 정수기를 시작으로 임대사업에 뛰어들어 현재까지 점차 임대 대상을 확대해왔다.

빌려주는 가전제품 범위뿐 아니라 서비스 질도 업그레이드해 렌털사업을 강화한 것도 수익 증대의 비결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이들 7가지 제품을 대여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핵심부품 교체, 철저한 위생 관리, 제품 성능 유지 등의 관리를 '케어솔루션 매니저'가 직접 해주는 신개념 서비스 '케어솔루션'을 출시한 바 있다.
LG전자의 예상밖 실적 효자…생활가전 렌털에서 3000억원 수익
그동안 렌털 시장은 전통적으로 기업과 기업 간 거래(B2B)로 사무기기 등을 임대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1인 가구나 고령 인구 증가와 같은 인구구조 변화, 합리적 소비 추세 확산 등에 힘입어 최근에는 개인 소비자가 필요한 기간만큼 제품을 빌려 쓰려는 렌털 수요가 늘고 있다.

실제로 업계 및 KT경제경영연구소와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렌털 시장 규모는 2012년 4조6천억원에서 2017년 10조3천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이 기간에 나타난 연평균 20% 이상의 시장 성장률 추세를 적용한다면 내년에는 국내 B2C 렌털 시장 규모가 18조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한다.

LG전자가 렌털사업을 진행하는 제품군도 대부분은 한 번에 사기에는 가격 부담이 크거나, 구입 후 위생 등 사후관리가 필요한 신(新) 가전이 상당수다.

LG전자 관계자는 "제품을 소유하지 않고 빌려 쓰려는 수요들이 생기면서 렌털사업이 커지는 추세"라며 "특히 렌털 품목에 LG전자가 강점을 갖는 신 가전을 포함해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힌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듯하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