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동양생명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하향…생보사 줄하향 가능성은
나이스신용평가가 동양생명보험(이하 동양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등급과 후순위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자율차 역마진(이자차이에 따른 손해·이하 이차역마진)에 따른 부진한 실적과 재무안정성 저하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다. 일각에서는 이차역마진에 따른 실적 부진이 생보업계 전반의 문제인 만큼 신용평가사 정기평가 기간 또 다른 생명보험사의 신용등급 혹은 전망 하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나이스신평은 2일 동양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등급과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각각 기존 'AA+', 'AA'를 유지했으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운용자산이익률이 고객에게 지급할 이자율을 밑도는 이차역마진이 실적 부진 주범으로 꼽혔다. 동양생명은 2017년 중 보유 유가증권을 대거 매각해 일시적으로 금융자산 처분이익이 증가했으나 이후 채권 재투자 과정에서 시장금리가 상승해 유가증권운용이익이 감소했다. 이와 함께 한·미 금리 역전 등에 따른 외화유가증권 관련 환헤지 비용 증가 등으로 이차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이스신평 측은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와 보험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에도 이차역마진이 확대돼 수익성이 저조했다"며 "보험영업 현금흐름이 감소하고 있어 당분간 회사의 순이익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양생명에 신용등급을 매긴 또 다른 신평사의 연구원은 "아직 자사 신용등급에 반영하지 않은 상태이나 동양생명의 실적과 자본비율 등을 고려하면 (나이스신평의 등급전망 하향과) 유사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며 신용등급 전망 하향 가능성을 열어놨다.

또한 생보업계의 수익성 저하를 고려하면 일부 중소형사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생보사 운용자산의 듀레이션(만기)이 길어 시장금리 상승이 운용자산이익률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만큼 이차역마진 부담이 해소되기 어려운 국면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저축성보험 신계약이 감소하고 보장성보험 시장도 성장이 정체되고 있어 보험료수입은 역성장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이달 초 나신평은 "성장성 둔화와 수익성 저하 가능성이 높아진 점은 생보업계가 직면한 공통적인 환경"이라며 "최근 실적 부진 생보사들을 점검해 의미있는 수준의 회복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회사들에 대해서는 신용등급 또는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지난해 말 "2019년 생보사의 등급변동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일부 중소형사의 경우 영업기반 위축과 수익성 부진에 따른 등급 하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증시에서 생보주 투자심리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어려운 생보 업황을 고려하면 이차 역마진이 완화되기는 어렵고, 실적 전망도 보수적인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생보주 투자심리가 개선되기에는 어려워보인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