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이 제주 4.3 사건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다.

유아인은 3일 오전 10시 제주도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1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도올 김용옥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유아인은 KBS1 '도올아인 오방간다'에 함께 출연 중인 도올 김용옥으로부터 추념식 참석을 제안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그는 도올 김용옥이 '제주평화선언'을 낭독한 뒤 전국 대표 6명과 함께 무대에 올라 퍼포먼스를 펼쳤다.

유아인은 "나도 그랬다. 도올 선생님과 함께했던 방송에서 고백했는데 부끄럽게 나도 4.3을 잘 몰랐다. 어떻게 불러야 했는지도 몰랐고, 왜 우리가 몰라야 했는지도 잘 몰랐다. 그걸 몰랐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4.3을 접하고 조금씩 알게 되면서 우리가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소환하고 현재로 만들어야 하는 역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소설 '순이삼촌'의 한 구절을 소개했다. 유아인이 소개한 구절은 '이 섬 출신이거든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라. 필시 그의 가족, 누구 한 사람, 아니면 적어도 사촌까지 중 누구 한 사람이 그 북새통에 죽었다고 말하리라'였다.
제주 4.3 희생자 추도식 유아인 /사진=KBS1 방송화면 캡처
제주 4.3 희생자 추도식 유아인 /사진=KBS1 방송화면 캡처
유아인은 "나도 처음에는 많이 놀랐고 분노했고 슬펐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자행한 이들은 어떻게 멀쩡히 살아갈 수 있었는지 상상할 수 없었다. 피해자와 유족이 그 세월을 어떻게 감내했는지, 제주라는 섬이 그 상상조차 되지 않는 상처를 어떻게 품어왔는지"라면서 "결국 제주만의 일이 아니라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하고 느껴야 하는 역사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4.3을 공부하고 싶어 하고, 다시는 그런 역사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다짐하는 이들 중 청년 세대가 적지 않다. 그래서 희망은 있는 것 같다"면서 "젊은 세대가 4.3을 알아나가고 3세대 유족이 1세대를 이해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추념식은 4·3 희생자들이 겪은 억압과 수형인 18인이 공소 기각 판결을 형상화한 퍼포먼스 '벽을 넘어'로 시작해 도올 김용옥의 '제주평화선언', 유아인 등 젊은 세대의 결의와 다짐 낭독, 이낙연 국무총리의 헌화·분향, 제주 출신 소프라노 강혜명의 애국가 제창 및 참가자 전원의 국민의례 등으로 이어졌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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