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가능성 골드만 15%·도이체 25%…JP모건·UBS "총선 가능성"
주요 투자은행들이 예상한 브렉시트 시나리오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여전히 안갯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가운데 세계 주요 투자은행(IB)들은 브렉시트의 향방을 점치며 글로벌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일(현지시간) 브렉시트 시기를 추가로 연기해 줄 것을 EU에 요청하기로 했다.

앞서 EU는 영국 하원이 EU 탈퇴 협정을 승인하지 않으면 4월 12일 '노 딜' 브렉시트를 하고, 승인이 이뤄지면 브렉시트 시한을 5월 22일로 연기해 주기로 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이날 세계 최대 IB들이 브렉시트 전후를 어떻게 예측하고 있는지 시나리오를 정리해 소개했다.

▲ 골드만삭스 =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매주 6억 파운드(8천900억원) 줄었으며 영국 GDP의 2.5%가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 투자은행은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15%로 봤으며 이것이 현실화하면 파운드화 가치가 17%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브렉시트가 아예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은 노 딜보다 높은 35%로 제시됐다.

▲ JP모건 = JP모건은 영국 하원이 이번 주 안으로 현재 좀 더 완화한 소프트 브렉시트 단일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선 하원 의향투표에서는 브렉시트 대안이 도출되지 못했다.

이 투자은행이 가장 높은 확률로 예상하는 브렉시트 시나리오는 영국의 총선(30%)이며 다음으로는 메이 총리의 합의안 승인, 브렉시트 시한 장기 연장(20%)이다.

2차 브렉시트 국민투표와 노 딜 브렉시트는 각각 15% 확률로 가능성이 가장 작은 것으로 분석됐다.

▲ 씨티그룹 = 씨티는 브렉시트 결과에 대한 확률은 제시하지 않은 대신, 집권 보수당이 노 딜 브렉시트 쪽으로 굳혀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씨티는 이 시점에서 총선은 불확실성만 높일 수 있고 제2 국민투표를 주장하는 제3당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도이체방크 = 독일 은행 도이체방크는 오는 12일 노 딜 브렉시트가 이뤄질 가능성을 기존 예측치 20%에서 25%로 높여 잡았다.

이 은행이 확률 30%의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한 것은 영국 하원이 합의에 도달한 안을 정부가 거부하고 총선이 필요해지는 상황이다.

도이체방크는 총선에 대해서는 "현재의 원내 교착 상태를 이끈 2017년 총선과 비슷한 결과가 될 것"이라며 총선 시나리오를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이유로 파운드화 약세를 전망했다.

현재 파운드화는 1유로당 0.85파운드 수준이며 도이체방크는 목표 환율을 유로당 0.90파운드로 제시했다.

▲ UBS = 스위스 은행 UBS도 조기 총선이 불가피해졌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2022년으로 예정된 영국 총선을 앞당겨 실시하려면 정부 불신임 투표가 통과되거나 3분의 2 이상 의원이 조기 총선을 요구해야 하는데, UBS는 후자의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 은행은 경합 의석을 볼 때 브렉시트에 초점을 맞춘 총선이 야당 노동당보다는 집권 보수당에 더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